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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법안 vs 7대 입법… 與野 정기국회 신경전

여야가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민생 정책 법안을 두고 정면충돌하고 있다. 모두 '민생 안정'을 명분으로 하고 있지만, 그 내용에서 서로 반대되는 방안들을 내놨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민간의 활력을 촉진해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데 중점을 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현금성 복지 지원을 강화하는 데 방점을 뒀다. 각 방안들로 인해 생겨날 재정 부담을 두고도 양당은 상대 당 방안을 '포퓰리즘 입법'이라고 비난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2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민주당이 지난 15일 소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올라와 여야 대립이 계속됐다. 전날 정부와 여당이 쌀값 부양을 위해 쌀 45만t을 약 1조원을 들여 사들이겠다고 발표했는데도 민주당이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법안은 매년 초과 생산되는 쌀을 정부가 전량 시가로 사들이도록 강제하는 내용이다. 정부와 여당은 매년 조 단위의 재정 부담이 발생하고 농민들이 다른 작물은 제쳐두고 쌀 농사만 계속 짓게 될 것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민주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비롯한 '7대 주요 입법 과제'를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기초연금확대법'은 현재 65세 이상 국민 중 소득 하위 70%에게 월 30만원 지급하고 있는 기초연금을, 65세 이상 국민 전원에게 지급하거나 지급액을 월 40만원으로 늘리겠다는 내용이다. 어느 경우든 수십조원의 추가 재정 부담이 예상된다.

민주당의 '장애인국가책임제법'도 장애인의 교통비를 중앙정부가 의무적으로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편 '노란봉투법'은 노조가 불법 파업을 했더라도 기업이 노조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해, 불법 파업을 조장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금리폭리방지법'은 시중은행에 대출 금리 산정 방식과 근거를 공개하도록 하는, 일종의 '원가 공개법'이다.

반면 국민의힘이 지난 25일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힌 '10대 법안'은 재정 지출보다는 규제 완화 등을 통한 간접 지원에 중점을 뒀다. '반도체특별법'은 반도체 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주고 반도체 특화 산업단지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신도시특별법'도 1·2기 신도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민간 주도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하는 데 방점을 뒀다. 복지 정책과 관련해서도 국민의힘은 영구임대주택 관리비를 세금으로 지원(장기공공임대주택법)하거나, 농촌 재생 계획을 수립하고 주거 여건 개선 등에 세금을 지원(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법)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부자 감세와 기업 규제 완화만 추진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도체특별법과 신도시특별법 등은 수도권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여당 내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여야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납품 계약에서 원자재 가격이 변하면 이를 납품 단가에 자동으로 반영되도록 하는 '납품 단가 연동제'의 도입에는 이견이 없다. 또 출산·보육·아동수당을 도입하거나 확대하겠다는 방향에도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10대 법안 중 스토킹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스토킹처벌법 개정안과 보이스 피싱 대응 관련 법안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반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 법안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은 과감히 받아들이고, 국익에 도움이 안 되거나 재원 대책이 없는 포퓰리즘 법안에 대해선 치열하게 논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국민의힘 10대 법안 vs 민주당 7대 입법 과제 기고자 : 김경필 기자 주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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