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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은 왜 대우조선 인수하나

한화그룹이 13년 만에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재도전하는 이유는 '한국의 록히드마틴'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에 따라 그룹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방위 산업에 더욱 힘을 쏟기 위해서다. 한화는 "지상 및 우주 방산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화와 특수선(군용 선박) 사업에 강점을 가진 대우조선해양이 손잡을 경우 상당한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인수 이유를 밝혔다. 한화는 2조원을 투입해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인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화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기업이 나타날 경우 최종 투자자가 변경될 수 있지만, 업계에선 사실상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의 새 주인으로 확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 2조원 유상증자로 대우조선 지분 49.3% 확보할 듯

산업은행은 지난 1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합병이 무산된 직후부터 경영 컨설팅을 진행했고, 최근 그 결과를 받아든 뒤 민간으로 빠른 매각을 검토해왔다. 이번 딜이 성사되면 한화가 49.3% 지분을 얻어 최대 주주로 올라서고, 산은 지분은 28.2%로 줄어든다. 산은은 "향후 한화가 구조 조정 등 경영권을 주도적으로 행사할 것"이라며 "산은은 대우조선해양에 사외이사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산은과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 경영 정상화를 위해 2조9000억원의 신용 공여를 포함해 기존 금융 지원을 5년간 연장하고 영구채 이자(1192억원)를 출자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번 매각은 한화를 인수 예정자로 둔 상태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가 나타나면 최종 투자자를 변경할 수 있게 한'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위장한 말에서 유래한 입찰 방식)'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사실상 한화로의 매각이 유력하다. 산은이 이미 제조업을 경영하는 대부분 대기업 그룹에 인수 의사를 타진했었기 때문에 새롭게 나설 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해외 기업은 기술 유출 등 우려가 있어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당초 한화는 특수선 부문만 분리해 인수하고 싶어 했으나, 산은이 '통매각' 방침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금액 2조원은 과거 1개월과 1주일, 최근 영업일 가중 평균 주가로 산정한 기준 주가에서 10% 할인한 가격(1주당 1만9150원)으로 책정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헐값 매각 논란'과 관련,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매각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이 방안이 국민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한화 '육해공 통합 방산' 구축 목표

한화는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의 방산 부문, 한화디펜스 등 3개 회사에 분산돼 있던 방산 부문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회사를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톱 10'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한화는 여기에 대우조선해양이 더해지면 기존 방산에서 해양 방산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화의 방산 부문에는 잠수함, 전투함, 보조함 등 군용 선박이 빠져 있었는데, 국내 1위 함정 건조 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이 부문을 단숨에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중동, 유럽, 아시아 고객 네트워크를 공유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의 무기 체계는 물론이고 대우조선해양의 주력 방산 제품인 3000t급 잠수함과 전투함 수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한화는 또 자신들의 LNG 발전과 태양광·수소 등 에너지 사업에 대우조선의 LNG·원유 시추용 플랜트와 LNG 선박이 더해지면 에너지 생산에서 운송, 발전까지 전 과정에 걸쳐 밸류 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LNG 운반선 수요가 늘어나며 조선업이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고 대우조선 역시 저가 수주 물량을 상당 부분 해소하고 수익성을 개선한 상태"라며 "한화가 인수하면 상당한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 대우조선해양 매각 방식 / 대우조선해양 부실 규모 기고자 : 최연진 기자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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