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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발로 그린 그림이다.

미국의 화가 겸 사진가인 재닌 스트롱은 최근 화폭을 대폭 확장했다. 도심 골목골목을 누비며 그리는 통에, 인공위성으로 내려다봐야 윤곽이 확인되는 거대한 그림이다. 제작 방법은 간단하다. 사용자의 이동 경로를 선으로 나타내주는 위치 표시 스마트폰 앱(app)을 켜고, 미리 계산해둔 경로대로 달리면 된다. 스트롱은 자전거로 뉴욕 브루클린 거리 77㎞를 구불구불 달렸고, 지도상 그의 행적이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사진〉로 완성됐다.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가 유화 물감으로 그렸던 동명의 초상화가 GPS 기술로 재탄생한 것이다.

이른바 'GPS 아트'가 확산하고 있다. 마라톤 및 사이클 동호인들이 주로 쓰는 스트라바·나이키런·맵마이라이드 등의 앱을 구동해 자기만의 코스를 걷거나 달림으로써 독특한 형상을 도출해내는 것이다. 캔버스를 마주 보고 붓을 놀리듯,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서 발자취로 그림을 그리는 신(新)풍속도다. '심슨' '피카추' 같은 만화 캐릭터나 영어 단어에 이르기까지, 소셜미디어에서는 이 같은 GPS 아트가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창작·공유되고 있다. 오래 움직여야 하기에, 그리면 그릴수록 건강해진다는 장점도 있다. 기고자 : 정상혁 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628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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