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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한강공원·정동·명동… 돌아온 서울 축제, 아쉬운 시민의식

지난 24일 오후 8시 반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의 '한강달빛야시장' 행사장. '쓰레기통'이라고 적힌 약 2m짜리 노란 깃발 두 개 앞에 100m 정도 줄이 생겨 있었다. 달빛야시장은 최근 주말 오후 5~10시에 약 40개의 푸드트럭과 수공예품점 등을 임시로 설치하게 해 시민들이 이용하게 하는 행사다. 행사가 열릴 때마다 4만~5만명 안팎의 사람이 몰리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면적이 축구장 크기(약 7140㎡)쯤인 이 행사장에는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분리수거 장소가 단 두 곳이었다. 줄 서서 쓰레기를 버리는 데만 10~15분 걸리다 보니,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두고 가는 사람들이 여럿 보였다.

달빛야시장의 경우 지난 8월 말부터 25일까지 총 6차례 열렸다. 이때마다 서초구 일대 주민들은 한강공원에 넘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실제 24일 오후 10시쯤 행사가 끝났는데 자정쯤에도 반포한강공원 곳곳에 쓰레기 더미가 보였다. 그 시각 공원을 빠져나가는 사람들 일부가 공원 밖으로 통하는 지하도 주변 등에 플라스틱 컵, 맥주 캔 등을 잇따라 버렸다.

서초구 주민 강모(41)씨는 "금요일이나 토요일 밤에 나온 쓰레기가 아침까지 치워지지 않으니 주말 아침에 곳곳에 놓인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려고 까마귀, 비둘기, 고양이 등 온갖 동물들이 돌아다니고 냄새가 진동한다"고 했다. 실제로 이 행사 여파로 쓰레기가 급증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야시장이 개최되기 전에는 반포공원에서 쓰레기가 1주일에 5~6t(톤) 정도 나왔는데, 24일에는 하루에만 8t의 쓰레기가 나왔다"고 했다. 일주일분 넘는 쓰레기가 하루에 나온 셈이다.

완연한 가을 날씨가 더해지면서 거리 두기 없는 3년 만의 가을 축제나 대형 행사에 인파가 몰리고 있다. 26일부터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약 1년 5개월 만에 전면 해제돼 시민들의 야외 활동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주요 행사마다 쓰레기 문제가 함께 불거지고 있어 시민 의식과 지자체 대응이 아쉽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지난 23일 오후 10시 30분쯤 서울 도심인 중구 명동에서 열린 '우주 맥주 페스티벌'도 상황이 비슷했다. 이날 여러 부스에서 캔맥주를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따라 판매를 했는데, 축제가 끝난 뒤 명동길 곳곳에는 맥주가 담긴 채인 플라스틱 컵, 음식 포장 용기가 곳곳에 굴러다녔다. 축제에 참여한 직장인 이유진(29)씨는 "캔맥주를 굳이 플라스틱 컵에 따라주는 바람에 쓰레기가 2배로 생기고 그마저도 길에 굴러다녀 보기 흉했다"고 말했다. 지난 23~24일 '정동야행' 행사 등이 열리는 등 시민·관광객이 많이 찾는 중구 정동길도 25일 밤까지 일부 행사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노끈과 플라스틱 재질의 띠, 종잇조각 등이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어김없이 길 한쪽에는 '쓰레기 언덕' 하나가 생겨나, 지나가는 시민들이 계속 거기다 플라스틱 컵 등을 버렸다.

행사를 주최하는 지자체 등의 준비와 대처 미흡도 거론된다. 달빛야시장 행사를 한 반포한강공원의 경우 밤 12시부터 오전 5시까지 4명이 공원 전체의 쓰레기를 치우는데, 워낙 사람이 몰리다 보니 제때 정리가 잘 안 된다고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회성 행사에 쓰레기가 증가할 때마다 인원을 채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했다.

10월에는 서울시나 자치구, 기업 등에서 더 많은 행사를 준비 중이다. 그만큼 쓰레기 몸살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10월 8일에는 한화가 3년 만에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불꽃 축제를 한다. 과거 100만명이 몰렸던 행사다. 한강달빛야시장 행사도 10월 여의도한강공원에서 4번 더 열릴 예정이다.

서울시는 최근 "10월 주말마다 '축제 모드'에 돌입하겠다"면서 서울뮤직페스티벌, 국악 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기고자 : 김광진 기자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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