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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공동구매 사기 잇따라… 소액이라 해결도 빨리 안 돼

충북에서 대학원에 다니는 김모(26)씨는 지난달 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계정을 공유해 3만원을 아껴보려다 오히려 1만원을 날리는 사기를 당했다. 익명의 채팅방 참가자가 '넷플릭스' 계정을 넷이서 나눠 쓰자며 "자리 하나 남았다"고 하는 말에 혹해 4개월간 계정을 이용하기로 하고 1만원을 입금했다고 한다. 원래 이 서비스를 혼자 이용하면 4개월에 최소 4만원 안팎이 든다. 돈을 낸 후 채팅방에서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받았다. 하지만 접속이 잘되지 않았고, 돈을 받아간 사람은 연락을 받지 않기 시작했다. 그제야 사기를 당한 걸 알게 된 김씨는 "요즘 워낙 물가가 올라 생활비가 빠듯해 몇 만 원이라도 아껴보려고 했다"면서 "너무 속상하고 괘씸했다"고 말했다.

20대 안팎 젊은 층은 매달 일정액을 내면 무제한으로 동영상을 볼 수 있는 OTT 계정 하나를 여러 명이서 '공동 구매'하는 형태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물가가 치솟으면서 주머니가 더 얇아진 탓에 이런 사람들이 부쩍 늘었는데, 그만큼 사기 범죄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넷플릭스,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등 여러 OTT 계정을 공유한다며 회원들에게 6개월에서 1년 치 구독 비용을 받은 사람이 갑자기 잠적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해당 커뮤니티에 따르면, 집계된 피해자만 9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OTT 공유 사기범들은 피해자 대부분의 1인당 피해 금액이 3만원 이하 소액인 경우가 많아, 수사기관에 고소를 하는 것을 오히려 번거로워한다는 점을 이용한다고 한다. 피해자들이 "재수 없게 당했다"면서 그냥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경찰에 신고를 하더라도 피해액은 크지 않은데 피해자는 많아, 수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도 있다. 최근 넷플릭스 계정 공유 사기를 당했다는 송행원(34)씨는 "고소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아직 수사가 시작되지도 않았다"며 "피해액이 얼마 안 되니 경찰도 신경을 크게 안 쓰는 것 같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도 "전반적으로 일선 경찰서에 고소·고발 사건이 많이 몰려 있는 데다 수사를 하면서 아무래도 피해자 숫자나 피해 규모 등 긴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기고자 : 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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