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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이틀뒤 보낸 친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미·북 회담이 한창이던 2018~2019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한반도 문제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관여는 불필요하다'는 내용의 친서를 보낸 것으로 25일 나타났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한반도 운전자론'을 강조하는 등 미·북 협상에 한국이 적극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북 사이에서 문 전 대통령이 '패싱' 당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런 정황은 외교·안보 전문 계간지 한미저널이 김정은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4월~2019년 8월 주고받은 친서 27통을 공개하면서 드러났다. 김정은은 2018년 9월 21일 친서에서 "저는 향후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각하와 직접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길 희망한다"며 "지금 문 대통령이 우리의 문제에 대해 표출하고 있는 과도한 관심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친서를 보낸 시점은 김정은과 문 전 대통령의 평양 남북정상회담(9월 19일) 이틀 뒤다. 당시 두 사람은 선언문에서 "남과 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 기자회견에서 '완전한 비핵화 완성'을 언급했고, 북한 주민 앞에서 자신을 '남쪽 대통령'이라 칭하는 연설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4월 문 전 대통령이 미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 대북 정책은 변죽만 울렸다"고 비판하자 "내가 알게 됐던 김정은은 단 한 번도 문재인 대통령을 존중한 적이 없다"고 했었다. 오히려 자신이 김정은과 내밀한 소통을 했으며 문 전 대통령은 협상 과정에서 뒷전이었다는 취지다. 기고자 :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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