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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노조가 법원행정처나 일선 법원과 맺은 단체협약과 합의안의 일부 내용을 두고, 판사들 사이에서는 "노조는 선을 넘었고 대법원은 이를 용인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 지방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25일 "그동안 법원 내부 식당 TV에서 법원 노조의 주장이 큰 소리로 방송되고 아무 상관도 없는 민원인들이 그 내용을 들어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의아하게 생각했다"면서 "법원은 그 어떤 기관보다 중립적이어야 하고, 실제로 국민에게 중립적으로 보여야 하는데 노조 활동으로 법원 중립성이 의심받을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한 법조인은 "사법부가 이념적 성향이 강한 노조에 휘둘리고 그게 재판 행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결국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법원 안에서 노조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작년 초 법원 노조는 한 지방법원 판사가 직원의 실수를 과하게 나무랐다는 글을 내부 게시판에 올렸다. 이 판사는 수석 부장판사 앞에서 직원에게 사과했다고 한다. 또 최근 한 지방법원에서는 직원이 특정 판사를 지목해 '판사 자격이 없으니 옷을 벗으라'는 글을 내부망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판사들이 노조의 눈치를 보게 됐다는 말도 나온다. 한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이 노조에 힘을 실어주면서 법원장 등 고위 법관들이 법원 노조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법원 직원들도 단체협약을 통해 처우 개선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한 부장판사는 "그동안 대법원장이 판사들의 경조사에는 화환이나 조화를 보내면서 일반 직원들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서 "예산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직원들에게도 형평에 맞는 조치들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부장판사는 "법원 직원들이 일선에서 민원인들의 무리한 요구에 시달리는 일도 많으니 이들을 배려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실제 일부 법원에서는 '비정상적인 민원인의 주장만으로 조합원에게 사과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합의안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법원이 직원들의 고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기고자 :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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