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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주연한 영화 '위대한 개츠비'를 보셨나요? 영화는 개츠비의 이웃이었던 닉 캐러웨이가 1920년대 대공황 직전의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개츠비의 비극적인 삶과 사랑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요,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는 닉에게 의사가 치유의 한 방편으로 '글쓰기'를 권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글 솜씨가 별로라며 주저하는 닉에게 의사는 말합니다. "누굴 보여줄 필요는 없어요. (쓰고) 태워버려도 되고요." 그러자 닉이 묻지요. "뭘 쓰죠?" "아무거나요. 추억, 생각, 장소…." 용기를 낸 닉은 펜에 잉크를 묻혀 첫 문장을 써 내려갑니다. '잿더미 계곡은 아주 기괴한 곳이었다.'

그러나 영화는 영화일 뿐, 글쓰기란 그렇게 녹록한 일이 아닙니다. 일기처럼 혼자 볼 게 아니라면 '아무거나' 써서도 안 되고, '붓 가는 대로' 써서도 안 되는 고도의 기술이지요. 오죽하면 글쓰기 관련 책들이 서점가에 봇물처럼 쏟아져 나올까요.

영화 개츠비의 대목이 떠오른 건, '내 책을 말합니다'에 응모한 책들을 심사하면서입니다. 100여 편의 응모작을 읽어가면서 새삼 글쓰기란 무엇일까, 고민했지요. 다양한 삶의 방식만큼이나 저마다 독특한 소재와 개성을 겸비한 책들이었는데, 문장력이 약해서, 혹은 구성이 미흡하고, 주제 연출력과 정보 전달력이 부족해서 아깝게 탈락한 책이 많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읽히길 원하는 책이란 재미와 의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니 어렵지요. 똑같은 자서전이라도 시간순으로 밋밋하게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자신의 삶을 한편의 소설처럼 구성한 것이 훨씬 재미있게 읽힙니다. 남다른 통찰이 있다면 금상첨화고요. 글을 쓰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문학적 감수성'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까다롭다면 까다로웠을 2차 심사를 통과한 12편의 책 소개글을 이번 주 뉴스레터를 통해 배달합니다. 책의 디자인보다는 내용의 성실함, 완벽한 문장보다는 재미와 다양성에 더 무게를 두고 골랐습니다. 마늘 장사를 하며 뒤늦게 대학에 들어간 부부, 암 투병 하며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된 30대 엄마, 은퇴 후 노래를 배우고 숲 공부를 하여 '노래가 있는 숲 해설'을 펴낸 10년 차 백수 이야기 등 다채롭습니다. 아래 QR코드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갖다 대거나, 인터넷 주소창에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45743을 넣으면 뉴스레터 구독 창이 열립니다. 거기에 '이메일 주소'와 '존함'을 적고 '구독하기'를 누르면 이메일로 뉴스레터가 날아갑니다. 기고자 : 김윤덕 주말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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