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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일부 심사위원 사무실도 공정성 점수 고의로 깎은 혐의

검찰이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당시의 '점수 조작' 의혹과 관련해 23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감사원이 관련 감사 자료를 대검찰청에 넘긴 지 16일 만이다.

이날 오전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박경섭 부장검사)는 경기 과천시의 방송통신위원회 청사와 재승인 심사에 참여했던 일부 심사위원의 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압수수색은 종편 재승인 심사 업무를 하는 방송정책국과 방송지원정책과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고 직원 컴퓨터 등에서 심사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심사위원은 "내 사무실에는 안 왔다. 이게 압수수색을 할 사안인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감사원이 지난 7일 대검에 '방통위가 2020년 4월 TV조선 재승인 심사를 할 때 처음 매긴 점수를 수정해 더 낮은 점수를 줬고 이는 범죄 개연성이 있다'는 취지의 감사 결과를 대검에 전달했다. 검찰청은 이달 13일 당시 재승인 심사위원 등 사건 관계자들의 주거지 등을 감안해 이 사건을 서울북부지검에 넘겼다.

TV조선은 지난 2020년 심사에서 총점 653.39점으로 재승인 기준(1000점 만점에 650점 이상)을 넘었다.

그러나 중점 심사 사항에서 배점의 50%에 미달하면 조건부 재승인 혹은 승인 거부가 되는데, TV조선은 중점 심사 사항인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의 실현 가능성과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 항목에서 210점 만점에 104.15 점을 받으면서 50%를 넘지 못했다. 당시 방통위는 TV조선이 공정성 부분에서 기준점을 미달했다는 이유로 조건부 재승인을 해줬다.

감사원은 이 과정에서 심사위원 일부가 미달한 공정성 부분의 점수를 조작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과 진술을 확보했는데, 이게 형법상 업무방해 등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재승인 평가에 참여한 일부 심사위원이 'TV조선의 평가 점수가 전반적으로 높게 나왔다'는 말을 서로 주고받으며 공정성 점수를 더 낮게 수정했다고 감사원은 의심하고 있다. 방통위는 심사위원들이 자기가 준 점수를 서로 공유하는 행위 등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감사원 감사 내용이 알려지자, 방통위는 지난 8일 "심사위원들은 외부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심사, 평가하고 방통위는 심사위원들의 점수 평가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기고자 :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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