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피폭전 먹으면 방사능 축적 완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의 방사능 유출 사고 위험성이 계속되자 인접국 폴란드가 자국 국민에게 요오드 알약(요오드화칼륨 정제)의 배포를 시작했다. 요오드는 방사능 피폭 전에 미리 먹어두면 체내 방사능 축적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는 약품이다.

폴란드 내무부는 22일(현지 시각) "자포리자 원전 등 우크라이나 내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 우려에 따라 전국 소방서에 요오드화칼륨 정제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폴란드 국방부도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모든 폴란드 국민에게 적절한 양의 요오드화칼륨이 제공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브와제이 포보제 내무부 차관은 "모두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상황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라며 "미리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 NFP는 "폴란드 내 약국에서는 이미 요오드화칼륨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단에 따르면 21일 포격으로 자포리자 원전 6호기 냉각장치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력공급선 일부가 또다시 손상됐다. 이 전력공급선이 끊어지면 냉각장치 가동이 중단되면서 원자로가 과열,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러시아는 앞서 자포리자 다음으로 우크라이나에서 큰 원전인 '남부 우크라이나 원전'도 공격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사고 예방을 위해 원전 주변에 하루 빨리 안전지대가 설정되어야 한다"고 다시 역설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날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를 포함, 러시아 영토 방어를 위해 '전략 핵무기'를 포함한 어떤 무기든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전략 핵무기는 핵무기 중 가장 강력한 파괴력을 갖는 것으로, 대도시나 국가 단위의 목표물을 파괴할 수 있다. 국지적 목표를 노리는 '전술 핵무기'의 수십~수백 배의 위력이다. 푸틴 대통령의 "가용한 모든 수단(핵무기)을 쓸 수 있다"는 21일 발언보다 더 강력한 핵위협을 한 셈이다.

러시아는 23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과 남부 헤르손, 자포리자주(州) 점령지에서 5일간의 주민 투표를 시작했다. 이번 투표 결과를 구실로 이들 지역을 러시아 영토에 강제 편입할 계획이다.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본문자수 : 1119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