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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늘어난 8개 기업… 배당은 오히려 줄이거나 동결

    윤진호 기자

    발행일 : 2022.09.23 / 경제 B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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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총 상위 50개 기업 배당성향 분석해보니

    지난해 국내 대기업들의 순이익은 크게 늘어났지만 배당금은 많이 늘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 상장기업의 배당성향(순이익 중 배당금 비중)이 전 세계 최하위 수준인 26.7%를 기록한 것은 대기업들이 배당에 인색하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시가총액 상위 50대 기업(2019~2021년 상장한 기업 제외)의 지난해 순이익은 141조4227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65조995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이 기업들이 주주들에게 배분한 전체 배당금은 33조1713억원(2020년)에서 27조9131억원(2021년)으로 15.9% 줄었다.

    ◇8곳, 순이익 늘었는데 배당은 안 늘려

    배당이 줄어든 것은 국내 시총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배당금을 1년 만에 10조원 이상 줄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 주주들에게는 20조3381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 배당을 했지만, 2021년에는 배당금을 9조8094억원으로 예년 수준으로 낮췄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계산하면 대기업들의 배당이 늘긴 했지만, 순이익 증가 폭에 비해서는 크게 못 미쳤다. 지난해 삼성전자를 제외한 50대 기업의 순이익 증가율은 162.4%에 달했는데, 배당금은 4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개별 기업으로 보면 지난해 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50개 기업 중 42곳이었다. 그런데 배당금이 늘어난 곳은 34곳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SDI, 삼성SDS, 두산에너빌리티, 한화솔루션, 대한항공, 현대모비스 등 8개 기업은 지난해 순이익이 늘어났는데도 배당금을 줄이거나 동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8년 흑자 전환한 뒤 매년 순이익이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주주들에게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두산에너빌리티와 대한항공도 배당금은 1년 전과 마찬가지로 0원이었다. 삼성SDI는 작년 순이익이 두 배 늘었지만 배당금은 669억원으로 5년째 제자리걸음이다.

    ◇배당성향 40% 넘는 고배당 기업, 하락장 '선방'

    1990년대까지 연간 10%에 달하던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00년대 들어서는 4%, 3%, 2% 등으로 떨어졌다. 한국 경제와 기업들의 성장성이 낮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성장성이 떨어졌다는 것을 투자 관점에서 해석하면 국내 주식시장은 시세 차익보다 배당이 점점 중요해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안상희 한국ESG연구소 센터장은 "1970~1980년대 고속 성장 시기에는 배당보다는 기업이 성장을 위해 재투자하는 것이 주주들에게도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오다보니 낮은 배당에도 관대했던 문화가 이어져온 것"이라며 "하지만 한국도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배당이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올 들어 코스피 지수가 20% 이상 떨어지는 등 전 세계 주식시장이 위축되자 배당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커지고 있다. 배당주들은 대체로 주가 변동성이 낮아 높은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도 매년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들은 올해 증시 하락장에서도 대체로 주가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기업 중 지난해 배당 성향이 40%를 넘긴 곳은 한온시스템, KT&G, 삼성화재, 고려아연, 삼성물산이었다. 이 중 한온시스템을 제외하면 모두 시장 수익률(-21.7%)을 웃도는 주가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고려아연과 KT&G는 올해 들어 주가가 각각 18.2%, 9.4% 상승했고, 삼성화재와 삼성물산은 각각 4.5%, 6.3% 하락하는 데 그쳤다.

    한편 금융 당국은 낮은 배당성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라고 보고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금융위원회는 매년 말 배당받을 주주부터 확정한 뒤 다음 해 3월에 배당 금액을 정하는 현행 배당 제도를 '선(先) 배당금 결정-후(後) 배당받을 주주 확정'이라는 선진국형으로 바꿀 방침이다.

    [그래픽] 최근 3년간 50대 기업 순이익 및 배당금 추이

    [그래픽] 배당성향 40% 넘는 기업 올해 주가 등락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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