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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는 침묵의 암살자… 한 해 300조원(한국 예산의 절반)을 잡아먹는다"

    최형석 기자

    발행일 : 2022.09.23 / 경제 B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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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규제혁신TF 팀장 김태윤 한양대 교수

    "규제는 '침묵의 암살자'입니다."

    기획재정부 경제규제혁신태스크포스(TF) 팀장인 김태윤 한양대 교수는 22일 "규제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국민의 삶을 어렵게 만든다. 이것은 무서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공동 팀장으로 경제 분야 규제 개혁을 이끌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규제개혁위원을 지냈고, 윤석열 정부에서는 팀장으로 규제 개혁 업무와 세 번째 인연을 맺었다.

    ―모든 정부가 규제 개혁을 외쳤지만, 성과는 초라했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은 복잡한 이해관계로 갈등이 커지자 한발 물러섰다. 문재인 정부 때는 일정 기간 규제를 풀어주는 규제 샌드박스가 규제 개혁과 동일시됐다. 그런데 누가 봐도 허용해줘야 할 사업만 받아들였다. 관료들이 타성에 젖어 있기 때문이다. 샌드박스에 편입돼도 몇 년간 실험만 하고 규제가 제대로 풀리지 않은 것이 많다."

    ―시급한 규제 개혁 분야는.

    "수도권 규제다. 한국이 가진 탁월한 자원인 수도권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수도권 그린벨트에는 이미 공장 등이 많이 들어서 개발 제한 취지가 무색해졌다. 여기에 세계 굴지의 연구·개발(R& D) 단지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규제를 풀어 그린벨트에 아파트만 짓자는 발상은 너무 처참하다."

    ―차량 공유 서비스 '타다' 도입 실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타다는 처음에는 불법이 아니었지만 택시 업계 여론이 악화되자 법률로 불법화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혁신의 뿌리가 다 잘려나갔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택시난도 우리 사회의 다이내미즘(역동성)이면 해결됐어야 하는 문제인데 여전히 미해결 상태다. 규제 때문이다. 우리가 매우 잘못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해외에서 규제 개혁 모범 사례를 찾는다면.

    "핀란드는 국민 의료 데이터를 통합하는 규제 개혁을 2007년 단행했다. 그 결과 2019년 기준 국민의 80% 이상이 스스로 의료 기록을 확인하고 전자 처방전을 발급받는 서비스 향상을 경험했다. 민간 기업이 의료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법을 고쳐 화이자·머크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연구소를 설립했고, 최근 10년간 헬스테크 산업이 5배 성장했다."

    ―규제 개혁의 경제적 효과는?

    "현재 2% 수준인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5%대로 뛰어오를 수 있다. 학계에서는 규제에 따른 비용이 최소 연간 300조원씩 나간다고 본다. 한국 한 해 예산의 절반이다. 여행·숙박업 규제를 푸니까 관광 산업이 일어난다. 부작용이 무섭다고 포기하면 신산업 기회를 영영 잃는다. 교통사고를 예상해서 자동차를 발명하지 않았다면 곤란하지 않았을까."

    ―현 정부 규제 완화에 대해 평가한다면?

    "대통령의 메시지가 성패를 가를 것이다. 최근 대형 마트 의무 휴업을 조정하려다 유예했다. 정치적 저항은 계속 걸림돌이 될 것이다. 규제 비용·편익 분석 등 객관적 증빙을 서둘러 갖추고 반대 의견을 설득하고 버텨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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