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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 피츠제럴드 향한 서운함·사랑 담아… 헤밍웨이 미공개 단편소설 발굴

    이영관 기자

    발행일 : 2022.09.23 / 문화 A1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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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골 술집에 맡겨둔 상자에서 '위대한 개츠비' 작가, 주인공으로

    미국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의 미공개 단편소설이 발견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가 확인한 헤밍웨이의 단편소설 4편과 원고 초고, 메모 등이다.

    미공개 단편 중에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1896~1940)의 이름을 딴 인물이 신인 권투 선수로 등장하는 소설이 이목을 끈다. 피츠제럴드가 경기에서 고전하지만, 결국 승리하는 내용. 3페이지 분량으로 제목은 없다.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는 한때 깊은 우정을 나눴지만, 동시대 작가로서 경쟁 관계이기도 했다.

    "피츠는 힘든 전투를 치른 후 회복한 상태로 나타났다. (…) 하지만 탈장 증세가 있었고, 부러진 코, 멍든 양쪽 눈의 흔적이 몸에 남았다." 이 표현은 헤밍웨이가 권투와 관련해 피츠제럴드에게 갖고 있던 감정을 투영한 것으로 보인다. 헤밍웨이는 1929년 캐나다 소설가 몰리 캘러헌과 권투 경기를 하다가 KO패를 당했다. 경기를 우세하게 이끌다가 추가 시간에 결정타를 맞으며 패배했는데, 추가 시간 1분을 준 심판이 피츠제럴드였다. 헤밍웨이는 이후 피츠제럴드의 실수로 졌다면서 그를 비난한 적이 있다. 다만 피츠제럴드를 신랄하게 표현하면서도 문체는 장난스럽고 다정하다. 영국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존 밀턴 등 거장들을 다른 권투 선수로 묘사하며, 피츠제럴드를 그에 버금가는 젊은 권투 스타로 묘사한다.

    이와 함께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 대통령의 경제 부흥 정책인 '뉴딜 정책'을 풍자하는 내용을 담은 단편소설 두 편도 공개됐다. 헤밍웨이가 극단적 선택으로 자신의 생을 마감하기 35년 전인 1926년, 죽음과 자살에 대해 쓴 3페이지 분량의 메모도 발견됐다.

    이번에 공개된 작품과 자료는 헤밍웨이가 생전에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자신의 단골 술집 '슬로피 조'에 맡겨둔 상자에서 발굴됐다. 상자는 헤밍웨이 사후 유족에게 전달됐다가, 그의 오랜 친구인 토비 브루스에게로 넘어갔다. 오랜 시간 창고에 보관되는 동안 허리케인, 홍수 등이 이 지역을 지나갔음에도 원래 형태를 유지했다고 한다. 2017년 브루스의 아들은 이 상자의 존재를 알리면서 "수집품이 영구적으로 보관될 곳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NYT에 밝혔다. 이 상자에서는 헤밍웨이가 열 살 때 쓴 첫 단편소설의 존재가 공개되기도 했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 펜실베이니아주립대가 이 상자를 사들여 자료를 정리하면서 그 존재가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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