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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 두달 앞둔 신한울(1호기), 또 발목잡는 원안위

    김승재 기자

    발행일 : 2022.09.23 / 종합 A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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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정부 때 뽑힌 위원들 "안전한지 믿을 수 없다"

    "나는 아침에 깨면 어제 (한국에서) 원전 사고가 났는지 안 났는지 가슴 떨리는 기분으로 텔레비전을 켜요."(원자력안전위원회 A 위원)

    "3차례 실험만 가지고 이 PAR(수소 제거 장치)를 쓸 수 있다고 어떻게 그렇게 감히 얘기할 수 있어요?"(B 위원)

    지난 15일 열린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회의에 참석한 일부 위원들이 '신한울 1호기 운영 허가 조건 사항'에 대해 심의하면서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들에게 한 말이다. 원자력연구원은 신한울 1호기 운영을 위해 3차례 실험을 거쳐 PAR가 안전하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탈원전 찬성파' 위원들이 상업 가동 두 달을 앞두고도 '안전을 믿을 수 없다'며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PAR는 폭발 사고를 막기 위해 원전 내부의 수소를 제거하는 장치다.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이 22일 입수한 자료를 보면, 일부 위원들은 회의에서 '원자력연구원 실험에서 수소 농도가 4%일 때 안전 기준치를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8%일 때도 안전한지 결과를 봐야겠다'고 주장했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가 "실험을 위해 수소 농도를 8%로 맞추면 PAR가 순식간에 수소를 다 제거해 실험 자체를 진행할 수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일부 위원들은 막무가내로 같은 요구를 반복했다고 한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본지 통화에서 "일부 위원들의 주장은 '수소를 제거하는 장치가 수소를 너무 빨리 제거해버려 그 성능을 측정할 수 없으니 쓸 수 없다'는 억지 논리"라며 "수소 농도가 10% 이내에서는 천천히 제거하건, 한 번에 태우건 격납 건물이 멀쩡하다는 것은 이미 확인됐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했다.

    A 위원은 원자력연구원 보고서에 적힌 'AICC'라는 용어의 뜻을 물은 뒤 "그럼 괄호 쳐놓고 한글로 '단열 등체적 완전연소'라고 쓰여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며 "나는 이 보고서가 진지하게 쓰여 있지 않은 것 같다"고도 했다. 환경단체 출신의 B 위원은 재차 "8% 수소제거율 실험에 대한 결과를 보고, 종합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A 위원은 작년엔 가동 준비를 마친 신한울 1호기에 대해 '북한의 장사정포 공격'과 '항공기 테러'에 대비가 돼 있지 않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운영 허가를 미루기도 했다. 이에 대해 원자력 전문가들은 "항공기가 신한울 1호기에 떨어질 확률은 1000만 년에 한 번 수준으로 나오는데도 억지를 부린 것"이라고 비판했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탈원전'을 앞세운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일부 위원들이 막판까지 원전 가동을 지연시키려 한다"며 "이들이 일부 장치의 안전성을 끝까지 문제 삼을 경우 오는 11월 말 예정된 신한울 1호기의 상업 운전이 더 미뤄질 수도 있다"고 했다.

    신한울 1호기는 당초 2020년 3월 공정률 99%를 넘기며 사실상 완공된 상태였다. 그러나 원안위는 허가 논의를 미루다 지난해 7월 운영 허가를 '조건부'로 승인했고, 현재 시험 운전 중이다. 김영식 의원은 "최근 한전의 적자 폭이 커지면서 국민이 부담해야 할 전기료가 폭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가장 저렴하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원전의 상업 가동이 연기된다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기고자 :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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