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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검 명목으로 수송관 운영 스톱 ＂러시아의 반격＂ ＂단순 정기점검＂

러시아가 중국에 천연가스를 보내는 수송관의 운영을 8일간 중단한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러시아 측은 "1년에 2차례 실시하는 정기 점검"이라고 밝혔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고, 최근 중국이 이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적이 있어 러시아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에너지 회사인 가스프롬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기 수리를 위해 22일부터 29일까지 '시베리아의 힘'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시베리아의 힘은 러시아 동부 코빅타, 차얀다 가스전에서 중국 헤이룽장성 헤이허를 연결하는 가스관이다. 지난 2014년 중·러가 체결한 30년 공급 계약(연간 380억㎥)에 따라 건설을 시작해, 2019년 12월부터 운영 중이다. 수입한 러시아산 가스는 중국 중부 지역인 상하이까지 보낸다. 가동 후 공급량을 계속 확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104억㎥의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시베리아의 힘을 통해 공급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에 중국이 우려를 표시한 것에 대한 러시아의 반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중순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 회의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한 정상회담에서 분명한 어조로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유엔 등에서 러시아 편에 섰던 중국이 사뭇 다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중국의 우려를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러시아뿐 아니라 미국, 중동 등에서 천연가스를 도입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천연가스의 서유럽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가 중국 시장에 의존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러시아가 가스를 '지렛대' 삼아 중국을 압박하긴 어렵다는 평가도 많다. 기고자 :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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