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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해상케이블카

지난 17일 오후 전남 목포시 달동 고하도 목포해상케이블카 승강장. 마스크를 쓴 관광객 200여명이 일정한 간격으로 줄지어 케이블카 탑승을 기다리고 있었다. 강철 줄에 달린 캐빈(cabin)이 순서대로 도착하자 삼삼오오 몸을 실었다. 정애인 목포해상케이블카㈜ 마케팅본부장은 "평일에는 하루 2000여명이 찾고, 주말의 경우 하루 평균 6000여명이 방문한다"고 말했다. 주말에는 탑승권에 찍힌 대기순번에 따라 실제 탑승까지는 20~30분이 걸린다.

해상케이블카는 쇠줄에 매달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진 바다와 산을 오간다. 총 길이는 3.23㎞로 국내 두 번째로 길다. 3년 전 개통 당시 최장(最長)이었다. 주탑 높이도 155m로 국내에서 가장 높다. 아파트 55층 높이의 아찔한 상공에서 바다와 산을 조망하는 묘미를 만끽한다. 국내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는 지난해 10월 강원도(3.6㎞)에서 탄생했다.

목포해상케이블카는 3.23㎞ 편도는 20분, 6.46㎞ 왕복 코스는 40분이 걸린다. 승강장은 '북항↔유달산↔고하도' 3곳이다. 어디서든 편도와 왕복 코스 탑승이 가능하다. 왕복 요금은 일반 캐빈이 2만 2000원. 탑승객 90%가 목포역과 고속도로에서 가까운 북항 승강장을 이용한다. '북항→유달산→고하도→유달산→북항' 순의 왕복 코스를 선호하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이용객 동선을 분산하기 위해 북항에서 출발하는 케이블카는 유달산에서 멈추지 않게 해 유달산 승강장은 고하도에서 북항으로 움직일 때만 도중 하차할 수 있다"며 "편도 이용객은 유달산 하차를 고려해 고하도에서 주로 탑승한다"고 말했다.

◇해상케이블카, 목포 관광 견인하다… "올 100만 탑승 전망"

바다를 가로지르는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지역의 관광을 견인하고 있다. 개통 3년 만에 목포의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김만재 목포시 관광사업팀장은 20일 본지 통화에서 "도심, 바다와 섬, 산과 다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절경을 감상하는 해상케이블카는 지역의 필수 관광 코스가 됐다"며 "일부러 케이블카만 타려고 먼 지역에서 목포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초 신종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이 전 세계를 덮치면서 전국의 유명 관광지는 직격탄을 맞았다. 사람들의 이동이 제한돼 지방의 관광 산업이 급격하게 경색됐다. 목포도 예외는 아니었다. 목포케이블카는 이런 악조건이 덮치기 직전인 2019년 11월 개통하는 바람에 탑승객이 목표치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입소문을 타면서 이용객이 꾸준히 몰렸다. 한해 70만명이 케이블카를 이용하며 지역 관광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김 팀장은 "케이블카발(發) 훈풍이 지역 전체 관광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목포의 전체 관광객은 코로나 이전보다 크게 줄지 않고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실제 목포의 한해 관광객은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590만명에서 코로나가 기승을 부린 2020년 550만명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작년에도 570명이 목포를 찾았다. 올해는 코로나 기세가 꺾이면서 케이블카 이용객 수가 치솟고 있다. 개통 후 처음으로 100만명 고지에 오를 전망이다. 목포시는 올해 목포의 전체 관광객이 6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한다.

◇넘실대는 옥빛 바다와 기암괴석… "전국 케이블카 중 최고"

이날 고하도 승강장에서 탑승한 지 3분, 옥빛으로 넘실대는 목포 앞바다가 발아래에 펼쳐졌다. 수면에서 120m 위였다. 헬리콥터를 타고 막 이륙한 듯 아찔했다. 목포의 명산 유달산(해발 228m) 정상을 향하는 케이블카 차창으로 목포대교 주변에 흩어진 크고 작은 섬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선과 여객선은 물살을 가르며 흰 물거품을 일으켰다. 초속 4.5m로 천천히 움직이던 케이블카는 7분 만에 해상 구간(0.82㎞)을 벗어나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즐비한 유달산 승강장에 도착했다.

유달산 승강장에선 하차 후 목재 계단을 거쳐 유달산 마당바위(해발 190m)까지 오를 수 있었다. 산 정상부에 걸어 올라가는 데 10분쯤 걸렸다. 고하도, 해남의 화원반도, 달리도, 외달도, 안좌도, 장좌도, 율도 등이 흩어져 있는 다도해 풍광을 만끽할 수 있었다. 다도해는 물론 목포대교와 유달산, 도심을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게 감상할 수 있었다. 도심으로만 구성된 목포는 22만명의 인구가 47.92㎢ 크기의 좁은 땅에 산다.

유달산 승강장에서 다시 케이블카에 올라 죽교동 북항 승강장을 거쳐 다시 고하도로 돌아왔다. 이처럼 북항에서 유달산, 고하도로 이동할 때 압권은 높이 155m, 80m 주탑으로 연결된 바다 구간 이동이었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케이블카는 정점에서 바다를 향해 미끄러져 내려가다 고하도 승강장에 닿았다. 이용객 채원주(46)씨는 "이제껏 경험한 케이블카 중 최고였다"며 "목포의 바다와 산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 왕복 요금이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해상케이블카 목포 30년 숙원… 박홍률 시장 "목포의 번영 이끌 것"

관광용 해상케이블카 도입은 목포시의 숙원이었다. 1987년 대반동 신안비치호텔 개장 때 호텔과 유달산을 잇는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했으나 환경단체 반대와 관광 기반 미비로 투자 유치에 실패했다. 1998년, 2008년에도 케이블카 사업을 재추진했으나 선뜻 투자에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목포해상케이블카㈜가 900억원을 투자해 2015년 10월 착공하고 4년여 만에 완성했다. 업체 측은 매년 연 매출의 3%(3~4억원)를 시에 기부하고 있다. 케이블카 사업을 성공시킨 박홍률 목포시장은 "근대역사에서 영광과 번영을 누렸던 목포가 해상케이블카 사업 성공을 발판삼아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하도 승강장 주변에는 전체 길이가 1818m에 이르는 '고하도 해상데크'가 놓여 있다. 해상데크 진입 계단이 가파른 절벽 쪽에 설치돼 있어 보행 약자는 이용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목포시는 24억원을 들여 해상데크와 수직으로 연결되는 20인승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만들어 오는 11월 운행할 계획이다. 현재 케이블카 이용객의 절반은 1시간쯤 걸리는 해상데크 산책을 즐긴다. 이밖에 고하도에는 목화체험장, 이충무공 곰솔 숲,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등의 케이블카 연계 관광지가 있다.

[그래픽] 목포 해상 케이블카 기고자 : 목포=조홍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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