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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세·이승철·최백호·신중현… 추억 속 그 노래가 뮤지컬 영화로

    김성현 기자

    발행일 : 2022.09.20 / 문화 A1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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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개봉하는 '인생은 아름다워'

    어느 날 시한부 판정을 받은 아내가 첫사랑을 찾아달라고 한다면. 28일 개봉하는 '인생은 아름다워'는 부부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슬프면서도 애틋한 순간에 대한 가정에서 출발하는 뮤지컬 영화다.

    암으로 살 날이 두 달 남짓 남았다는 걸 깨닫게 된 아내 '세연'(염정아)이 주인공. 고교 시절 좋아했던 방송반 선배와 재회하고 싶다고 떼쓴다. 평소 무뚝뚝하기 이를 데 없던 남편 '진봉'(류승룡)도 그 남자를 찾아주기 위해 결국 운전대를 잡는다. 아내의 고향 목포부터 부산·청주·다시 보길도까지. 이 부부의 마지막 여행이라는 '로드 무비(road movie)' 형식이지만 실은 '인생 복습'에 가깝다.

    한국도 '맘마미아'나 '보헤미안 랩소디' 같은 뮤지컬 영화가 가능할까. 아바(ABBA)와 퀸의 예전 히트곡들을 활용한 작품을 '주크박스 뮤지컬'이라고 부른다. 동전을 집어넣으면 듣고 싶은 곡을 틀어주는 주크박스 기계 같다는 의미다. '국내 첫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를 표방한 '인생은 아름다워' 역시 이문세와 이적, 이승철과 유열, 최백호와 신중현까지 추억의 명곡을 노래와 대사의 재료로 알뜰살뜰하게 재활용했다.

    당장 이 부부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는 첫 장면에서 흐르는 이문세와 이적의 '조조할인'부터 그렇다. 최근의 '기생충'과 30여 년 전 영화 '사랑과 영혼'의 입간판이 자연스럽게 바뀌는 서울극장을 배경으로 속절없는 세월의 흐름을 재치 있게 표현했다. 사전(事前)·동시·후시(後時) 녹음까지 같은 곡만 세 차례 거듭 녹음했기 때문에 전체 음악 작업에만 13개월 가까이 걸렸다. 배우 류승룡은 16일 인터뷰에서 "박자와 노래, 춤과 장면까지 모두 정확하게 맞아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음반 취입하는 가수처럼 녹음 작업에도 공들였다"고 말했다.

    뜯어보면 약점투성이인데도 도무지 밉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인생은 아름다워'가 그렇다. 시한부 판정이라는 신파적 요소, 첫사랑을 찾아 나선다는 감상적 설정과 복고적 정서까지 영화 초반에 모두 드러난다.

    하지만 영화에는 모든 흠을 충분히 잊고도 남을 만한 결정적 매력이 있다. 노래가 지니고 있는 힘을 충분히 활용할 줄 안다는 점이다. 수화기 너머로 오가는 모자(母子)의 대화에 이적의 노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을 입힌 장면은 가슴 뭉클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뮤지컬에 처음 도전하는 염정아가 자연스럽게 대화하듯이 노래하는 능력을 갖춘 배우라는 사실을 확인할 기회가 된다. '누구든 하루는 인생의 주인공이 될 자격이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서 무엇보다 부부나 연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 티격태격하면서 영화관에 들어갔다가 손 붙잡고 나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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