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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로 광고해 소액 빌려주고 폭리… 年이율 따져보면 1000% 넘는 수준

인터넷 도박게임에 빠진 고등학생 A군은 돈이 떨어지자 SNS(소셜미디어)에서 본 '대리입금'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대리입금은 콘서트 관람권이나 게임 아이템, 연예인 기획상품(굿즈) 등을 마련하기 위해 돈이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SNS로 접근해 10만원 안팎의 소액을 단기(2~7일) 빌려주는 불법 고금리 사채를 뜻한다. A군이 돈을 빌린 업체의 이자는 일주일에 50%였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무려 2600%에 달했다. A군은 여러 곳에서 돌려막기로 대리입금을 받아 도박을 이어갔고 결국 4년간 갚아야 할 불법 사채 규모가 3700만원으로 불어났다.

청소년들에게 폭리로 돈을 빌려주는 불법 대리입금 광고가 최근 3년 만에 2.5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불법 대리입금 광고는 2019년 1211건에서 올해 1~8월 3082건으로 증가했다.

대리입금 업체들은 '수고비(이자)' '지각비(연체료)' 등의 용어를 사용해 마치 지인 간의 금전 거래인 것처럼 가장하는 수법을 쓴다. 이자는 대출금의 20~50% 수준으로, 연간으로는 1000%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대리입금 과정에서 신분 확인을 빌미로 한 개인정보 유출, 불법 추심 등의 2차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상환이 늦으면 시간당 1000~1만원의 지각비(연체료)를 요구하고 협박 전화 등을 일삼는 것이다. 돈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화번호나 주소, 다니는 학교 등을 SNS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일도 있다고 한다.

청소년이 다른 청소년을 대상으로 대리입금을 하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다. 고등학생 B군은 2020년 1월부터 작년 9월까지 SNS '대리입금' 광고를 통해 580여 명에게 1만~10만원씩 총 1억7000만원을 대출해주고 최고 5475%에 해당하는 고금리를 챙겼다가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에 적발됐다. 이처럼 피해는 급증하는데 피해 신고는 저조한 상황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피해 신고는 2019년 1건, 2020년 4건, 지난해 1건에 그쳤으며 올해는 아직 신고된 게 없다. 청소년들의 금융 이해도가 떨어지는 데다 불법이란 점에서 피해를 보고도 신고를 주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고자 :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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