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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21일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큰 폭으로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강(强) 달러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연일 급등하며 1달러당 1400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원화뿐 아니라 주요국 통화가 모두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해 왔지만 8월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8월 이후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5.9%나 떨어졌다. 유로화(-1%), 파운드화(-4.1%), 캐나다 달러(-1.4%), 호주 달러(-1.3%) 등 선진국 통화에 비해선 말할 것도 없고, 중국 위안화(-2.7%)에 비해서도 통화 가치 하락 폭이 2배 수준에 이른다.

국제 환투기 세력은 미국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려도 가계부채 1800조원에 발목이 잡힌 한국 정부와 한국은행은 그만큼 금리를 따라 올리긴 힘들고, 그에 따른 한미 간 금리 역전과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한은은 몇 차례 구두 개입에도 '달러 매수, 원화 매도' 쏠림 현상이 계속되자 외환보유액을 풀어 환율 1400선 방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내년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4%선까지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그에 따라 강(强) 달러 현상이 심화되면 환율이 1500선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기업과 가계는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외에는 이런 수준의 환율을 경험한 적이 없다. 환율 급등은 물가를 끌어올려 취약 계층의 생활고를 가중시키고, 외국인 투자금 유출을 낳아 금융 불안을 촉발한다.

정부와 한은은 원화 가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긴급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환율 안정 효과가 뚜렷한 한미 통화 스와프(달러와 원화 교환 계약) 추진에 전력투구할 필요가 있다. 마이너스 통장처럼 급할 때 달러를 빌려 쓸 수 있는 한미 통화 스와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발 경제위기 때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08년 첫 한미 통화 스와프 계약 직후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170원 이상 떨어진 바 있다. 지난 16일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통화 스와프)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한 것만으로도 달러 매수세가 꺾인 점은 한미 통화 스와프의 위력을 보여준다. 한미 통화 스와프는 국내 금리 상승 폭을 최소화하는 완충재 기능도 발휘할 수 있다.

지난 5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으로 이뤄진 윤석열 정부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외환시장 동향에 관해 긴밀히 협의해 나갈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주 중 미국 뉴욕에서 있을 두 번째 양국 정상회담에서 이 약속을 근거로 한미 통화 스와프를 적극 요구해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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