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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못했던 태풍＂ 본토에 첫 특별경보

태풍 난마돌이 18일 오후 일본 서남부 규슈 지방에 상륙하면서 일본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기상청은 "전례 없는 수준의 위험한 태풍이다. 수십 년에 한 번 발생할 대규모 재해가 예상된다"며 가고시마현에 폭풍·파랑·해일 특별 경보를 발령했다. 일본 태풍 특별 경보 제도는 2013년부터 운용되기 시작했는데 오키나와현 이외 지역에서 특별 경보가 발령된 것은 처음이다.

일본 기상청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가고시마현 가고시마시 부근에 상륙한 태풍 난마돌은 시속 약 20㎞로 북상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35hPa(헥토파스칼)로 이달 초 힌남노(약 950hPa)보다 낮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주변 공기를 빨아들이는 힘이 커 세력이 강하다. 난마돌 태풍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45m,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65m에 이르고 있다.

태풍 난마돌은 전례 없이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 집중호우, 침수 피해 등을 동반할 것으로 전망돼 일본 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18일 규슈 전 지역에서 약 840만명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가고시마에선 주민 1만1000여 명이 이미 지역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규슈 전력 당국에 따르면 나가사키·구마모토·가고시마·미야자키 등에선 27만호에 달하는 곳이 정전됐다.

가고시마현엔 초속 50m의 거센 바람이 불고, 미야자키·오이타현에도 초속 40m 이상 강풍이 불어닥치는 등 규슈 지방을 중심으로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야자키현에선 이날 오후 8시까지 24시간 동안 강수량 580㎜의 많은 비가 내렸다. 이 지역엔 폭우 특별 경보가 경계 레벨 중 가장 높은 5단계로 발령됐다. 오이타현에선 이미 하천 범람 피해가 발생했고, 태풍 중심부로부터 비교적 떨어진 사이타마현 등 관동 지방에도 거센 비가 내리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휴대전화도 연결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고시마현은 모든 기초 지자체에 재해구조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국토교통성은 홍수 피해 방지를 위해 규슈·시코쿠·간사이 지방을 중심으로 약 99개 댐을 사전 방류했다.

부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NHK는 현지 소방 당국을 인용, 이날 오후 2시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에서 80대 남성이 강풍에 넘어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야자키현에서도 강풍 등에 의한 부상자가 10여 명 발생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난마돌은 규슈 상륙 뒤 동북 방향으로 진로를 변경, 19~20일에 걸쳐 일본 열도를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 편의점 대기업 세븐일레븐과 패밀리마트, 로손 등은 후쿠오카·사가·가고시마 등의 지역 점포 3700곳에 휴업 조치를 내렸다. 일본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엔 '관저 연락실'이 설치됐다. 2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19일 오후 출국할 예정이었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출발을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일본 기상청은 대만 부근에서 발생한 규모 7.2 지진과 관련해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와 야에야마 일대에 1m 높이 쓰나미가 예상된다며 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했다.

[그래픽] 14호 태풍 '난마돌' 예상진로 기고자 :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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