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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학자. 고려대학교 한문학과에서 강의했다. 대중을 상대로도 한문 고전 작품을 알렸고, '한시기행' 등 한문 고전 관련 책 30여 종을 지었다. 최근 전국 팔도 선인들이 우리 산 48곳의 풍경과 흥취를 그려낸 책 '산문기행'(민음사)을 펴낸 그가 '산수를 찾아 떠나게 하는 책' 5권을 추천했다.

너새니얼 호손의 '젊은 굿맨 브라운(Young Goodman Brown)'은 세일럼 숲속에서 마을 사람들이 무고한 사람을 학살한다는 사실을 끔찍한 꿈을 통해 알고는 아주 딴사람이 되었다. 슬프고, 어두운 생각에 잠겨 모든 것을 불신하며 지내다가 끝내 음울함 속에서 죽어 갔다.

우리의 산은 어떤가, 자상한 아버지 어머니처럼 늘 가까이서 우리를 굽어보고 있다. 슬프고 어두운 생각에 잠기게 하지 않고, 맑은 기운으로 우리를 새롭게 만든다. 옛사람들은 산수에 노닐던 흥취와 사색을 글로 적어 훗날 '와유(臥遊)', 곧 '누워서 일찍이 보았던 산수를 즐기는 자료'로 삼았다. 지금은 생채기가 나고 일그러진 곳도 없지 않다. 이런저런 이유로 가보지 못하게 된 곳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누워서 노니는 산수'의 한 구절, "저녁달이 동쪽 봉우리에 뜨면 하늘은 깨끗하고 뭇 사물이 숨을 죽였다"에 눈을 주면서, 청정한 나의 정신을 환기하게 된다. 그 끝에 저 산과 저 물의 풍광에 취하여 명랑한 기분을 한껏 되찾게 되는 것이다.

[표] 이 책은 꼭 기고자 : 심경호 한문학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721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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