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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학 96곳이 감축 나서

전국 4년제 대학 55곳과 전문대 41곳이 내년부터 3년간 입학 정원을 총 1만6197명 줄인다. 지방대뿐 아니라 고려대·국민대 등 수도권 대학들도 감축한다. 정부는 학령 인구 감소에 대비해 학부 정원을 줄이는 대학에 지원금을 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교육부는 15일 정원을 줄이는 이들 대학에 총 14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를 통과한 233개 대학을 대상으로 감축 계획을 받았다. 그 결과 일반대 55곳이 7991명, 전문대 41곳이 8206명을 줄이기로 했다. 순수하게 입학 정원을 줄인 것뿐 아니라, 학부 정원을 대학원으로 옮기거나 성인 전담 학과를 만들어서 일부 정원을 성인 교육에 배정하는 경우도 인정해줬다.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 지역 대학들이 총 4407명으로 가장 많이 줄이고, 그다음은 충청(4325명), 호남·제주(2825명), 대구·경북·강원(2687명), 수도권(1953명) 순이다. 전체 감축 규모에서 비(非)수도권이 8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도권보다는 기존에도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비수도권 대학들이 더 많이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신입생 충원율은 2010년 94.3%에서 매년 떨어져 작년 84.5%까지 추락했다가 올해 84.8%로 살짝 반등했다. 입학생 수는 작년(59만7845명)보다 올해(59만2291명) 5554명 줄었지만, 대학들이 모집 정원을 70만7822명에서 69만8865명으로 8957명 줄여 충원율이 조금 올라간 것이다.

지원금은 감축 규모가 클수록 더 많이 받게 된다. 대학의 미(未)충원 규모, 순수 감축 여부 등에 따라 감축 정원 1명당 650만~3270만원(일반대) 지원금을 배정했다. 가장 많은 지원금을 받는 대학은 광주대로 70억3600만원이고, 그다음은 울산대(65억6700만원), 대구한의대(63억7100만원) 등이다. 수도권에서도 단국대(11억3800만원), 고려대(7억4300만원), 한성대(7억4900만원), 서울시립대(3억1700만원), 국민대(2600만원) 등이 정원을 줄이고 지원금을 받게 됐다. 서울 지역 대학들의 경우 학부 정원을 대학원으로 돌린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측은 "특수대학원을 신설하는 게 좋겠다는 일부 학부 요청 등이 있어서 학부 정원을 대학원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번에 대학이 스스로 제출한 감축 계획 1만6197명뿐 아니라, 앞으로 입학 정원을 더 줄여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올해와 내년 신입생과 재학생 충원율로 '유지 충원율'을 계산해 권역별로 하위 30~50% 대학들에 입학 정원 감축 규모를 권고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2024년 정부 재정 지원에 불이익을 줄 예정이다. 유지 충원율은 학생들이 입학해서 꾸준히 잘 다니는지 보기 위한 지표다. 수도권 대학 중에서도 신입생 충원율은 높지만 서울 지역 대학에 가기 위해 중간에 그만두는 학생들이 많아 재학생 충원율은 낮은 경우가 많다. 앞으로 정부가 유지충원율을 재정 지원과 연계하면 지방대뿐 아니라 수도권 대학들도 정원을 상당 폭 줄여야 하는 것이다. 기고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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