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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 53%… 342조 달해 ＂국책사업 하나 하기도 힘들것＂

정부가 마음대로 줄일 수 없는 의무 지출이 내년 예산의 5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무 지출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과 지방교부세 등 지방이전재원과 4대 공적 연금(국민·공무원·사학·군인연금), 기초연금 등 복지 지출, 국채 이자 지출 등으로 법적으로 정부의 지급 의무가 있다.

12일 기획재정부의 '2022∼2026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총지출 639조원 가운데 정부가 지출 규모를 줄일 수 없는 의무 지출은 341조8000억원으로 53.5%에 달한다.

이 비율은 의무 지출과 재량 지출을 따로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가장 높다. 정부는 이 비율이 점점 불어나 2026년 55.6%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의 인구 감소세와 저성장세가 유지될 경우 2060년 기준 의무 지출 비율은 78.8%로 80%에 육박할 것이라는 게 정부 추산이다.

의무 지출이 늘어나면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이나 연구·개발 지원 등에 쓸 수 있는 재원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의무 지출이 계속 늘어날 경우 정부가 국책 사업 재원 마련을 위해 마른 수건을 쥐어짜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지방교부세와 교육교부금 등 지방이전재원은 156조9000억원으로 올해(본예산 기준 134조9000억원)보다 22조원(16.3%) 늘어나, 복지 분야 의무 지출 규모(154조6000억원)를 넘어섰다. 이런 경우는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교육교부금이 내년 77조3000억원으로 올해(65조원)보다 12억원 넘게 늘었다. 유치원과 초·중·고 교육 예산으로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 배정되는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8%와 교육세 일부가 자동 배정된다.

정부는 최근 교육교부금 가운데 교육세 일부를 고등교육·평생교육 예산으로 돌리는 내용의 교육교부금 개편안을 마련했지만, 교육계 반발을 의식해 미봉책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학수 선임연구위원은 "학생 수가 줄어드는데도 내국세의 20.78%를 자동으로 교육교부금으로 배정하는 구조 자체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했다. 기고자 : 정석우 기자 황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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