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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선영화 SBS '자산어보' 밤 11시 40분

SBS는 10일 밤 11시 40분 추석특선영화 '자산어보'(2021)를 방송한다. 1801년 정약전(설경구)은 서학(천주교)을 믿은 죄로 세상의 끝 흑산도로 유배된다. "사방에서 칼이 들어오고 오물을 뒤집어씌워도 버텨야 한다"던 왕의 말이 파도 소리와 함께 귓바퀴에 맴돈다. 바다 생물에 호기심이 생긴 정약전은 물고기 길까지 훤히 아는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에게 끌린다.

시대와 불화하는 두 인물을 통해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다. 창대가 혼자 글공부를 하는 것을 알게 된 정약전은 "내가 아는 지식과 너의 물고기 지식을 바꾸자"고 제안한다. 세상에 치인 학자와 출세를 꿈꾸는 어부는 그렇게 서로의 스승이 된다.

이준익 감독은 '동주' '박열'에 이어 이 사극에서도 사건이 아닌 사람을 이야기의 동력으로 삼았다. 설경구와 변요한은 섬에서 살듯이 연기했는데 특히 변요한은 '나는 창대다!'를 온몸으로 내뿜는다. 흑산도 여인 가거댁(이정은)도 이 묵직한 영화에 꼭 필요한 웃음과 생활감을 더한다.

200년 전 이야기지만 "질문이 곧 공부다. 외우기만 하는 공부가 나라를 망쳤다"는 대사는 오늘 이곳을 향한 호통처럼 들린다. 섬의 절벽 위에 지은 초가집 세트는 촬영 기간 세 번의 태풍과 가을장마를 만났다고 한다. 흑백영화지만 자연이 오롯이 담겨 있다. 기고자 :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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