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가족과 함께 극장 영화 5

"아마도 당분간 북한 인물은 연기하지 않을 것 같아요(웃음)."

올 추석 상영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7일 개봉)에서 북한 특수 부대 출신의 검열원 림철령 역을 연기한 배우 현빈의 말이다. 충분히 이렇게 말해도 좋을 것 같다. 이미 2017년 '공조' 1편에서 같은 역으로 관객을 781만명 동원했다. 최고 시청률 20%를 넘었던 2019년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도 북한 장교 역으로 출연했다. 이 때문에 '현빈이 북한 사투리를 하면 무조건 히트한다'는 말도 영화계와 방송계에서는 나왔다. 현빈은 지난 1일 영상 인터뷰에서 "이 작품들이 많은 사랑을 받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행복한 일이지만 배우로서 한 이미지로 굳어지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2017년 전편에서는 한국 형사 강진태(유해진)와 북한 림철령의 '남북 공조'가 중심축이었다면, 이번에는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잭(다니엘 헤니)이 합류해서 입체적 '삼각 공조'로 변했다. 이 때문에 미 뉴욕 시내에서 일어나는 화려한 총격전도 영화 초반에 추가됐다.

전편과 올해 후속편 사이에 배우 현빈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사랑의 불시착'에서 호흡을 맞췄던 동료 배우 손예진과 결혼했고 지금은 '예비 아빠'가 됐다. 현빈은 "결혼 이후에도 배우로서는 똑같다. 열심히 만든 작품을 선보이고 또 다른 작품을 준비할 계획이다. 부모로서도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아빠가 되는 것이 실감 나지는 않지만 "큰 축복이기에 좋은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속편에서도 현빈은 전편보다 한층 유연해진 역할을 선보인다. 그는 "'공조' 1편에서는 아내의 죽음에 대한 복수심이 주된 감정이었다면 이번에는 경험과 연륜도 쌓였고 한국 형사 가족과도 한층 여유롭게 관계가 변한 것 같다. 그런 부분을 더욱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휴지나 파리채를 잡고 있어도 멋있는 배우가 현빈이다. 전편에서 두루마리 휴지를 이용한 '생활형 액션'으로 화제가 됐다면, 이번 '공조2'에서는 짬뽕 국물을 묻힌 파리채를 액션 도구로 활용했다. 그는 "처음에는 휴지 액션을 다시 선보일까 고민하다가 결국 또 다른 생활 도구인 파리채를 택했다"면서 "따가운 파리채로 때리고 맞는 장면을 거듭 촬영하느라 무술팀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추석 극장가에서는 사극이 강세를 보였다.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1232만명), 2013년 '관상'(913만명), 2015년 '사도'(624만명), 2017년 '남한산성'(384만명)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올 한가위 극장가의 상차림은 비교적 단출한 편이다. 당장 '공조2' 외에는 마땅한 신작 한국 영화가 보이지 않는다. '헌트'와 '육사오' 등 늦여름 개봉작들을 계속 상영할 공산이 높다.

거기에 '블랙폰' 같은 해외 공포물과 가족 관객을 겨냥한 국내외 애니메이션이 세 편 개봉한다. 프랑스 애니메이션 '어쩌다 공주, 닭냥이 왕자를 부탁해!'(8일 개봉), 한국 애니메이션 '극장판 엄마 까투리: 도시로 간 까투리 가족'(8일)과 '쥬라기캅스 극장판: 공룡시대 대모험'(7일) 등이다. '블랙폰'에서는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낭만적 주인공으로 친숙했던 이선 호크가 '13일의 금요일'을 연상시키는 마스크를 쓰고서 화면 가득히 공포를 불어넣는다. 2019년 실사 영화 '알라딘'(관객 1272만명), 지난해 '모가디슈'(361만명) 같은 이전 흥행작들도 추석 연휴에 재개봉한다.

[그래픽] 추석 연휴 극장 상영작 기고자 : 김성현 기자
본문자수 : 1780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