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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한 TV조선의 관찰 예능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은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이야기잖아요. 이 과정 속에 있는 커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풀어내고 싶었죠. 그래서 MC도, 스튜디오도 없이 출연자와 주변 지인들의 목소리만으로 프로그램을 채웠습니다."

'연애 예능' 전성시대다. 남녀 출연자가 나와 사랑의 짝을 찾는 형식은 같지만, 이젠 전 연인과 함께 프로그램에 등장하거나 출연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샅샅이 공개하는 등 그 수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TV조선에서 이번 추석 특집으로 방송되는 '조선의 사랑꾼'(2부작)은 치열하고 자극적인 사랑 쟁취기가 아닌, 실제로 각각 혼인을 앞둔 배우 최성국과 개그우먼 오나미가 결혼 준비를 하며 겪는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그려낸다. 결혼 생활만큼이나 뜻대로 되지 않는 결혼 준비 과정을 통해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는 것이 이번 프로그램을 제작한 이승훈 PD의 말이다.

'조선의 사랑꾼'은 이 PD가 지난 7월 TV조선으로 이적한 후 선보이는 첫 작품. tvN '롤러코스터-남녀탐구생활', MBC '라디오스타', SBS '골 때리는 그녀들' 등의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알린 그가 연애 예능으로 돌아왔다. 이 PD는 평소 친분이 있던 최성국씨의 프러포즈 영상 촬영을 도와주다 우연히 프로그램 제작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오랜 기간 솔로로 지낸 최성국씨였기에 처음엔 '이 형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영상 촬영을 도와줬었죠. 그런데 옆에서 결혼 준비 과정을 지켜보다 보니 결혼을 향한 과정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이더라고요. 그 안에 담긴 수많은 감정을 시청자들께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롯이 결혼으로 향하는 두 사람의 목소리만 담는다는 것은 '조선의 사랑꾼'이 다른 관찰 연애 예능들과 다른 점이다. 스튜디오도, 커플들의 영상을 보고 리액션을 하는 MC들도 없다. 대신 출연자들의 실제 지인들과 스태프들이 프로그램에 등장한다. "누군가의 인위적인 리액션보다는 상황을 아는 주변인들의 반응을 중심으로 한 '리얼한' 이야기를 풀어가고 싶었습니다."

'실제' 결혼 준비 과정을 따라가다 보니 변수도 많았다. 양가 부모님에게 결혼을 설득하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과정까지 모두 담아냈다는 것. "최성국씨가 상대방 부모님과 만나고 돌아왔는데, '잘 들어가셨다'는 답을 받지 못해 스태프 모두 몇 시간 동안 불안에 떨기도 했죠. '혹시 우리가 실수를 했나?' 하는 걱정도 했었어요." 제작진 역시 출연자들과 동고동락하며 함께 '결혼 준비'를 했던 셈이다.

TV조선은 2018년 '아내의 맛'과 '연애의 맛'에 이어, 2020년 '우리 이혼했어요'로 쌓아 올린 '사랑 예능 명가(名家)'의 명성을 '조선의 사랑꾼'으로 이어나간다. 이 PD는 "출연자들의 진정성 있는 모습을 이끌어낸 '우리 이혼했어요'를 특히 인상 깊게 봤다"며 "결혼이라는 인생의 중대사를 다루는 것이 부담됐지만, '조선의 사랑꾼'에서 결혼으로 가는 출연자들의 진심을 잘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TV조선은 이번 추석 특집들에 이어 하반기 드라마·예능 신규 프로그램들을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9월 30일 첫 화가 방송되는 세계 일주 여행 버라이어티 예능 '여행의 맛'은 개그계 절친 김용만, 김수용, 지석진 '조동아리' 3인방과 이경실, 박미선, 조혜련이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여행 대리 만족을 선사한다. 각각 30년 가까운 방송 경력에도 이들이 같은 프로그램에 한꺼번에 출연하는 것은 처음.

10월에는 '골프왕 시즌4'와 '아바드림'이 새롭게 출발한다. 골프왕 새 시즌에선 '연예계 골프왕' 김국진이 '골프 신예' 동계 올림픽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과 SBS '8뉴스' 앵커 출신 박선영 아나운서와 함께 골프 후계자를 찾아 나선다. 원년 멤버 장민호, 양세형과 함께 펼치는 연예계 골프 고수들과의 승부욕 넘치는 한판 승부를 볼 수 있다.

메타버스 세계 내에서 펼쳐지는 음악쇼 '아바드림'에선 연예인 24명이 가상 세계의 아바타로 등장한다. 현실 세계의 가수와 가상 세계의 가수가 만나 컬래버레이션(협업)을 선보인다. 강원래와 고(故) 김성재 등 가요계 전설들의 음악을 가상 세계를 통해 다시 만날 수 있다.

12월엔 '수상한 삼형제' '왕가네 식구들' '왜 그래 풍상씨'를 함께 만든 문영남 작가, 진형욱 감독 콤비가 주말 미니시리즈 드라마 '빨간풍선'으로 TV조선 시청자들을 찾아올 예정이다. 서지혜·이성재·홍수현·이상우 주연 4인방이 출연한 드라마는 흙수저와 금수저 출신 가족의 대비를 통해 현대인들의 뜨거운 욕망을 그려낸다.

[그래픽] TV조선 예능·드라마 새 프로그램 기고자 : 윤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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