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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재판 때 30분새 3번 제기

"이○○은 2팀장으로서 개발사업 1팀으로 (사업을) 넘기라는 지시를 받았다. 경기가 좋아졌을 때 대비하여…."(검찰)

"이의 있습니다." (유동규 변호인)

지난 5일 '대장동 사건' 재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 22부(재판장 이준철) 법정. 검사가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2팀장 출신의 이모(현 주택사업처장)씨 조사 내용을 읽어내려 가자 피고인인 유동규(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씨 변호인이 제동을 걸었다. 변호인은 "자료에 한 줄로 표시된 것을 왜 두세 줄로 늘려서 말하느냐"고 했다. 재판장에게 '유죄' 심증을 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씨는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지침 작성을 앞두고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필요하다'고 윗선에 건의했다가 묵살당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자 검사는 "서류에 쓰여 있는 취지 그대로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재판장 지시에 따르자고 했다. 재판장은 "설명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변호인 우려를 반영해 잘 진행해 달라"고 했다.

검사가 다시 자료를 읽어내려 가는데 유씨 변호인이 또다시 이의를 제기했다. "조서(調書)에는 '(추가이익 환수 조항 주장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로 돼 있는데 왜 '반영되지 않았다'로 단정적으로 표현하느냐"고 했다.

듣고 있던 재판장은 "하나하나 따지는 자리는 아닌 것 같다"면서 이의를 기각했다. 변호인은 이후에도 한번 더 이의 제기를 했다. 30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검사의 설명이 세 번이나 멈춘 것이다.

'대장동 재판'은 유독 변호인들의 이의 제기가 많은 재판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유동규·남욱·김만배씨 등 기소된 사람들이 구속 기간 만료일까지 시간을 끄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유동규씨는 10월 19일, 남욱·김만배씨는 11월 19일쯤 구속 기간이 만료된다. 그전에 1심 선고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들은 석방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이에 대해 유씨 등의 변호인들은 "우리도 재판을 길게 끌어 좋을 게 없다. 검찰의 수사 내용에 허점이 많기 때문에 짚고 넘어가는 것"이라고 한다.

유동규씨 등의 주된 혐의는 651억원대 배임이다. 유씨가 민간업자들에게 과도한 개발이익을 주면서 성남도개공에 그만큼 손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씨는 재판에서 "나는 의사 결정 권한이 없는 사람"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법조인들은 "문재인 정부 검찰이 유씨와 민간업자에게 배임 책임을 몬 것에 허점이 있는 만큼 피고인들로선 그 점에 대해 '총력 방어'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기고자 :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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