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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후속대책 마련 ＂법·제도 정비할 것＂

국민의힘과 정부는 8일 태풍 '힌남노' 피해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수벽(물막이벽) 설치를 추진하는 등 관련 법·제도 정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참모들에게 "주민들과 지역의 바람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그만해도 된다고 하실 때까지 곁에 있겠다는 각오로 지원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제 머릿속에 경제 위기와 이번 재난에서 국민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외에는 다른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힌남노 피해 대책 점검 당정협의회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 정부 부처별 제도적 보완책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당정은 특히 경북 포항의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7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침수 피해 복구·방지책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서울 지역의 집중호우와 포항, 경주의 태풍 피해에서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매우 위험하고 취약한 지역으로 드러났다"며 "국토부는 기후변화 시대에 맞는 재난 대책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성 의장은 당정협의회 후 브리핑에서 "신규 아파트에 대해서는 차수벽 설치를 비롯한 여러 가지 제도적 정비를 당에서 서두르겠다"며 "기존 아파트에는 지방 정부와 국토부·행안부가 대책을 세워야 해서 (대책 마련을) 오늘 요청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새로 신축 허가를 받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차수벽 등 지하 주차장 침수 방지 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입법이 추진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택법, 공동주택관리법, 건축법 등 관련 법들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

기존 아파트의 경우 차수벽 설치를 유도하기 위해 비용 일부를 국고에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자체마다 다른 차수벽 설치에 대한 기준을 통일하거나 건물 면적이나 높이에 따라 규격을 명확하게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정은 이와 함께 소하천정비법도 손질하기로 했다. 성 의장은 "소하천은 갑작스럽게 내리는 폭우에 대비를 못 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소하천정비법을 재정비하고, 기후변화 시대에 재난 대응 매뉴얼을 업그레이드하도록 행안부에 검토를 요청했다"고 했다.

당정은 금융위를 통해 이번 태풍으로 약 7000대에 이르는 침수 차량에 대해 신속한 보험금 지급도 추진한다. 성 의장은 "조속한 보험금 지급이 되도록 경주·포항에 종합금융지원센터를 현지 운영하겠다"고 했다. 취약계층의 풍수재해 보험 혜택도 강화한다. 당정은 연체자의 특별채무조정, 소상공인·중소기업의 금융지원 만기 연장, 특례보증을 통한 특별자금 지원도 금융위에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포항 등 태풍 피해를 입은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주민들의 요청을 반영해 언제든지 제게 알려 달라"고 했다. 또 환경부 장관 등 관계 부처 기관장들에게는 "지류와 지천의 범람을 막고 사전에 위험을 차단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 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긴축은 꼭 써야 할 때 쓰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분들을 위해 구조조정과 긴축으로 마련된 재원을 넉넉하게 쓰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태풍으로) 중학생 아들을 잃은 어머니, 부모님을 함께 잃은 자녀들… 그분들을 어떠한 말로도 위로할 수 없다는 걸 느꼈다"며 "그럼에도 전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마을을 복구하고 피해자를 위로하는 것을 보고 연대와 희망을 함께 느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피해자 상황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기고자 :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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