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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5개월 만에 與원내대표직 사퇴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에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임명됨에 따라 권성동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른바 '윤핵관' 그룹의 맏형 격으로 지난 4월 압도적인 지지로 원내대표에 선출된 지 5개월 만이다. 권 원내대표는 당의 혼란상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후임 지도부는 더욱 선명하고 단호한 보수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게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퇴의 뜻을 굳힌 지 오래됐지만 당헌·당규 개정과 새로운 비대위 전환을 위해 원내대표로서 할 일이 있었다. 사퇴가 너무 늦었다는 비판 역시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이날 오전 '정진석 비대위'가 출범함에 따라 예고대로 2선 후퇴를 선언한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미리 준비해온 장문의 회견문을 읽었다. 그는 "현재 당의 리더십 위기는 전임 당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무마하려는 시도가 윤리위의 징계를 받으면서 촉발됐다"면서 "이준석 전 대표의 연이은 가처분 소송은 위기와 혼란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 모든 갈등과 분쟁을 내려놓고, 국익과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의 본령에 충실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몰상식이 더욱 폭력적으로 더욱 빈번하게 반복될 것이고 우리는 단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야당의 발목 잡기, 민주노총의 불법 파업, 경제·안보 복합 위기 등을 거론하면서 "후임 지도부는 우리 당이 더욱 선명하고 더욱 단호한 보수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기를 간절하게 바란다"고 말했다. "저들이 제멋대로 붙인 '극우' '혐오'와 같은 낙인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그는 "잘한 점은 편향적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론화한 점, 불법을 서슴지 않는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의 문제점을 드러낸 점"이라고 자평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과의 '내부 총질' 문자 공개에 대해서는 "제 부주의로 내부 문자가 노출된 점에 대해선 제 잘못"이라면서도 "정치인도 사생활이 있다. 문자를 망원경으로 당겨서 취재하는 것은 선을 넘은 것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전당대회 출마 등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당분간 좀 쉬면서 당과 나라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건지 천천히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권성동·장제원 의원으로 대표되는 '윤핵관' 2인이 모두 백의종군을 선언하게 됐다. 권 원내대표는 '윤핵관'이라는 용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고 정권 교체를 위해 열정을 불사른 당원 동지들이 칭찬의 대상이 돼야지 조롱의 대상이 되면 안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기 윤핵관'들의 역할을 부정할 사람은 없겠지만, 반년 만에 핵심 2인방이 물러설 수밖에 없는 위기 상황이 된 데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19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한 친윤계 의원은 "민주당이 첫 정기국회에서 어떤 무자비한 공격을 해올지 모른다"며 "(이준석 대표가 낸) 가처분 소송이 또 인용되는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기 때문에 차기 원내대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초재선을 중심으로 주호영(5선) 의원 추대론이 제기되고 있다. 법원 결정으로 비대위원장 직무가 정지됐지만 앞으로 이어질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최다선의 경륜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윤상현(4선), 윤재옥(3선) 의원이 각각 당내 통합과 친윤 지지세를 바탕으로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 정우택(5선), 김학용·홍문표(4선), 김상훈·김태호·박대출·이종배·조해진(3선) 의원 등 10명 안팎의 중진 후보군이 원내대표 후보군에 포함됐다. 기고자 : 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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