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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점수 낮게 수정해 범죄 개연성＂… 검찰에 통보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감사 중인 감사원이 방통위가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때 점수를 낮게 수정한 '점수 조작' 단서를 잡고 7일 검찰에 '수사 참고 자료 통보' 조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참고 자료 통보'는 감사원이 감사 과정에서 범죄 혐의를 발견했을 때 내리는 조치 중 하나다. 지난 2020년 말 월성 원전 1호기 감사 때도 감사원은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의 범죄 혐의를 담은 문건을 검찰에 송부하는 '수사 참고 자료 통보'를 했고, 이는 검찰 원전 수사의 시발점이 됐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감사원은 7일 대검에 '방통위가 2020년 4월 TV조선 재승인 심사를 할 때 처음 매긴 점수를 수정해 더 낮은 점수를 줬고 이는 범죄 개연성이 있다'는 취지의 감사 결과를 대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일부 재승인 심사위원이 평가 점수를 조작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과 진술을 확보했는데 이것은 형법상 업무방해 등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2020년 4월 재승인 심사 때 TV조선에 총점 653.39점을 줬다. 재승인 기준점(650점)보다 높았다. 그러나 중점 심사 항목인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 항목에서 기준점(105점)에 0.85점 미달하는 104.15점을 줬다. 총점은 기준을 충족했더라도 중점 심사 항목에서 과락(科落)을 받으면 최고 재승인 거부까지 할 수 있다. 당시 방통위는 '공정성 점수 미달'을 이유로 TV조선에 조건부 재승인을 내줬다.

그런데 감사원은 방통위가 매긴 TV조선의 공정성 점수가 조작된 정황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승인 평가에 참여한 일부 심사위원이 'TV조선의 평가 점수가 전반적으로 높게 나왔다'는 말을 서로 주고받으며 추후 TV조선의 공정성 점수를 더 낮게 수정했다고 감사원은 의심하고 있다. 방통위는 심사위원들이 자기가 준 점수를 서로 공유하는 행위 등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데, 일부 위원이 이를 어기고 의도적으로 TV조선의 점수를 깎은 정황과 진술이 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어떤 배경에서 일부 심사위원이 점수를 수정했는지는 이번 방통위 감사에서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감사원 간부는 "점수 조작 정황의 배경을 확인하는 건 수사 기관의 몫"이라며 "감사원이 검찰에 수사 참고 자료 통보 조치를 한 것도 그 배경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방통위의 일부 심사위원은 "각 심사위원이 철저히 분리돼 있어 서로 담합해 점수를 고치는 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감사원이 범죄가 있었다는 전제를 깔고 감사를 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감사원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은 바가 없기 때문에 공정성 항목 점수 조작 의혹과 관련해선 말할 것이 없다"고 했다. 기고자 : 조백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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