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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주민 ＂하천 폭이 좁아졌다＂
포항시 ＂강폭 그대로 둔 채 작업＂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경북 포항시 인덕동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7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과 관련, 치수(治水) 전문가들 사이에서 아파트 바로 옆을 흐르는 '냉천' 정비 사업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포항시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300억원을 들여 냉천을 정비하는 '고향의 강' 사업을 했다. 고향의 강 사업은 국토교통부가 추진한 생태 하천 조성 사업이다. 이 사업에 따라 포항시는 8.24㎞ 구간의 하천을 직선화하고 양쪽으로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를 냈다. 그러면서 하천 경사를 완만하게 만들어 낙차를 줄이는 '자연형 여울'을 만들었다. 하천 물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막는 보(洑)보다 자연형 여울을 만드는 것이 더 생태 친화적이라는 이유였다.

이삼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동해안의 냉천은 경사가 급한 하천이라 안 그래도 큰비가 쏟아지면 물이 빠르게 쏟아져 내려온다"며 "여기에 하천 경사를 완만하게 하는 자연형 여울을 만드니 폭우가 '미끄럼틀'을 탄 것처럼 더 세게 내려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이 냉천 주요 지점의 고도(高度)를 파악해 그린 경사도를 보면, 상류의 저수지인 '오어지'에서 급하게 내려오던 하천은 하류 지점인 인덕동 아파트 근처에서 완만해진다. 이 위원은 "하천을 따라 쏟아지다시피 한 물이 인덕동 아파트 근처에서 동해 바닷물과 맞부딪쳐 솟구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포항시에 따르면 사고 당시 동해는 만조였다고 한다. 이 아파트 주민 A씨는 "당시 냉천은 흙탕물이 바닷물처럼 파도쳤다"고 했다.

일부 포항 시민 사이에선 "하천 정비 사업으로 산책로를 조성하면서 하천 폭이 좁아진 것도 원인"이라는 말도 나왔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강폭은 그대로 둔 채 산책로 조성 작업을 했다"며 "배수 시설을 설치해 배수량을 늘렸기 때문에 하천 정비 사업이 원인이라고 볼 순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게 주요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최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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