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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외환위기땐 원화만 약세
이번 달러 강세는 세계적 현상
IMF도 韓외환보유 충분 판단＂

환율이 연일 치솟고 있지만, 외환 당국은 환율이 큰 문제가 생겨서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세계적인 강(强)달러 상황이라 원화만 약세를 보이는 것이 아닌 데다, 외환보유액 세계 9위를 유지하고 있고 대외 부채보다 대외 자산이 더 많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80원을 뚫은 7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최근 환율 수준은 나 홀로 달러 강세인 상황"이라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나 글로벌 금융 위기 때에는 원화만 약세를 보여서 우리 경제가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고 했다.

또 "IMF가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외환시장 변동성이나 충격을 흡수할 만큼 충분하다는 공식적인 판단도 내리고 있다"며 "국제신용평가사도 외환 건전성의 구제에 관해서는 큰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말 외환 당국이 시장에 달러화를 풀어 원화 약세 방어에 나섰음에도 올해 8월 외환보유액은 4364억3000만달러로 여전히 4000억달러가 넘는다.

금방 유출될 수 있는 성격의 자본인 단기 외채(1년 이하 만기로 외국에서 빌려온 대출) 비율이 올해 2분기 41.9%를 기록하며 10년 새 최고치를 찍었지만 한국은행은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외환 위기 당시 기업들이 단기 외채로 허덕였던 상황과 다르게 요즘은 지급 여력이 충분한 대형 시중은행들에 단기 외채가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일 금융 당국의 은행 외화 유동성 점검회의에 참석한 금융권 외환 담당자들도 최근의 원화 가치 하락이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일방적인 위험 자산(원화 등) 회피 상황과는 다르다고 진단했다. 무역 적자로 인한 달러 수급 차질, 강달러 지속에 대한 불안감 등 심리적 요인에 의한 원화 약세 현상이라는 것이다. 기고자 : 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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