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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태풍'이 왜 더 무섭나

6일 오전 우리나라를 관통하고 지나간 11호 태풍 '힌남노'는 당초 예상과 달리 역대 셋째로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가 6일 4시 50분 경남 거제시에 상륙할 때 중심기압은 955hPa(헥토파스칼)이었다. 태풍은 바다에서 내륙으로 올라가면 수증기 등 주변에서 빨아들일 에너지원이 사라지며 점차 약화한다. 오전 5시 53분 부산 오륙도(955.9hPa), 오전 7시 울산(960hPa)을 지나며 힌남노 중심기압이 점차 올라간 건 이 때문이다. 이번 힌남노 공식 최저 중심기압은 955.9hPa이었다. 1959년 '사라'(951.5hPa), 2003년 '매미'(954hPa)에 이어 3위로 남게 됐다. 부산 상륙 때 중심기압 값이 쓰였는데 이는 부산에 있는 자동 관측 장비에 '찍힌' 값이 공식 기록으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주변 공기를 빨아들이는 힘이 강해 덩치가 크고, 소용돌이도 크게 일어 강력해진다. 태풍은 사계절 중 여름에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나, 힌남노처럼 센 태풍은 오히려 가을에 집중된다. 역대 1~6위 태풍도 모두 가을에 찾아왔다. 기후변화로 가을 태풍 빈도가 많아지는 추세라 이런 태풍은 올해 안에 또 찾아올 수도 있다.

힌남노로 인해 순위가 한 계단씩 밀려난 마이삭(957 hPa), 하이선(957.6hPa), 사오마이(959.6hPa)도 모두 9월에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1951년부터 작년까지 발생한 1916개 태풍 가운데 여름철(7~8월) 발생은 661개, 가을철(9~10월) 발생은 638개였다.

'가을 태풍'이 더 무서운 건 절기상 하지(夏至)와 추분(秋分) 사이에 태풍이 주로 발생하는 '북태평양 적도 인근' 태양고도가 높아지며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면서 일년 중 해수면 온도가 가장 올라가기 때문이다. '태풍의 고향'이 가장 뜨거워지는 시기가 계절상 가을이고, 높아진 해수면 온도 덕에 수증기 증발량이 많아지며 태풍이 북상할 때 이를 양분 삼아 덩치를 키우는 구조다. 기고자 :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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