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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급등(원화 가치 급락)하면서 1371.4원에 거래를 마쳤다. 1370원을 넘긴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1일(1379.5원)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일 이후 3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날 장중 한때 1375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달러화와 비교한 원화 가치는 올 들어 이날까지 15.4% 하락했다. 최근 한 달 사이에만 원화 가치가 5.6% 떨어지며 환율이 73.1원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6, 7월에 이어 이번 달에도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무역수지 적자가 94억7000만달러로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라는 발표가 나오면서 국내에서 달러가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된 점도 원화 가치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상승 속도가 빨라지니까 심리적으로 더 불안해져서 달러 매수세가 더 힘을 받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달러당 1400원에 도달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원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방파제 역할을 하는 외환보유액은 올 들어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말 기준으로 외환보유액은 4364억3000만달러(약 599조원)로서 한 달 새 21억8000만달러가 감소했다. 올 들어 8개월간 줄어든 외환보유액은 266억9000만달러(약 36조6400억원)에 달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이날 오전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소집해 "외환시장 수급을 모니터링하고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했다. 추 부총리는 "무역수지가 악화되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말했다. 기고자 : 손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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