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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과 성격이 맞지 않아 힘들다는 30대 오빠의 고민을 접했다. 여동생이 자신이 보기엔 감정 표현에 과장과 불안정성이 있다는 것이다. 적당히 표현하라 하면 그것이 빌미가 되어 다툼까지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동생의 감정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갈등은 있어도 계속 문제라 여겨지는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아니면 그냥 포기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좋은 것인지 고민이라는 내용이었다.

친구는 마음의 화학 결합이 서로 맞는지 판단한 후 선택한다. 그런데도 갈등이 생긴다. 그러나 남매는 내가 선택하는 친구가 아니다. 가족이면 유전자가 유사하니 확률적으로 성격이 잘 맞을 듯한데 그렇지 않음을 경험한다. 유전자가 어떻게 섞이는가에 따라 위 예처럼 서로 부딪치는 성격 유형을 갖고 태어날 수도 있다.

선택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현재처럼 동생에게 과한 표현을 줄이라고 이야기하며 갈등 관계 속에서 지내는 것과 다른 하나는 동생의 행동이 이해가 되진 않지만 변할 수 없는 속성으로 받아들이고 동생의 표현에 적극 반응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둘 다 에너지는 많이 들지만 후자는 괜찮은 오빠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후자를 택하겠다 하여 연습을 해보았다. '오빠 나 오늘 기분이 너무 좋아'에 '나도 동생 덕분에 기분이 너무 좋아'라 반응해 보라고. 연습인데도 그런 표현이 어색해 답이 나올 때까지 시간도 꽤 걸렸고 표정과 말이 따로 놀았다. 거울을 보고 자동으로 나올 때까지 연습하라고 조언했다.

싫으면 싫다고 하면 되지, 거울까지 보고 연습을 해야 하느냐는 생각이 든다. 선택의 문제이다. 내가 기분 좋게 상대방을 기쁘게 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다. 예를 들어 추석 선물로 콘서트 티켓을 드렸더니 좋아하는 부모님의 경우 그 자녀는 효도를 한 것이다. 그런데 그런 효도보다 더 어려운 효도가 내 생각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경청해 드리는 것이다. 속에서 저항이 생기고 화가 나지만 꾹 참고 경청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효이다. 마음이 좋지 않으니 불효란 생각까지 들어 더 힘들다. 하지만 내 마음에 저항을 이기고 가족의 이야기에 경청하고 반응하는 것이 더 어려운 가족에 대한 애정 활동이다.

곧 추석 연휴이다. 온갖 스트레스로 부정적인 감정도 크게 증가해 있고 그로 인해 우리 마음의 프레임도 여유가 없고 뾰족해진 상태이다. 반가운 마음에 한 공간에 모였지만 거리가 가까워지면 뾰족한 마음이 서로를 상처주기도 쉽다.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반응이 소중하고 필요한 상황이다. 상대방의 말이 내 프레임에 부정 시그널을 좀 울려도 반응은 따뜻하게 해 서로를 위로해 주는 추석 연휴를 권해 드린다. 기고자 :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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