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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18번홀 러프 빠져 연장 돌입… 18번홀서 15m 이글로 우승

남자 골프 전 세계 1위 더스틴 존슨(38·미국·사진)은 5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볼턴의 더 인터내셔널(파70)에서 막을 내린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이하 LIV) 4차전에서 우승하고는 아내를 꼭 끌어안고 입을 맞추는 등 크게 기뻐했다. 장타자로 이름을 날리며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이미 마스터스와 US오픈 등 메이저 2승을 포함해 24승을 거둔 그에게도 이번 우승은 각별한 듯했다. 연장전에서 15m 이글 퍼트에 성공한 극적인 승리에다 LIV의 간판 스타로 영입돼 3차전까지 막판에 번번이 우승컵을 놓쳤던 아쉬움을 풀었기 때문이다.

LIV 1~3차전에서도 모두 톱10에 올랐던 존슨은 "그동안 여러 차례 정상에 오를 기회가 있었지만, 마지막 날 원하는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오늘은 정말 좋은 플레이를 했다"며 기뻐했다. 그는 "연장전 이글 퍼트는 원했던 것보다 조금 더 세게 쳤는데 라인 자체가 좋았다"고 말했다.

LIV 4차전은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많은 현지 매체들이 주목했다. 빠른 속도로 정상급 선수들을 영입해온 LIV가 4차 대회에서 마지막까지 예측하기 어려운 우승 경쟁을 벌이면서 '맨파워'와 '경기력'에서 'PGA의 대항마'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LIV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새로 영입한 6명이 대회에 출전했다. 올해 디오픈 우승자인 세계 2위 캐머런 스미스(호주)를 비롯해 호아킨 니만(칠레), 해럴드 바너 3세(미국), 아니르반 라히리(인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존슨은 4차전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를 줄여 합계 15언더파 195타를 기록, 니만·라히리와 LIV 사상 최초로 연장전에 들어갔다. 존슨은 18번 홀(파5)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고 나서 이글 퍼트에 성공해 우승을 차지했다. 존슨은 이번 대회 상금으로 475만달러(약 65억원)를 받았다. 존슨은 단체전에서는 테일러 구치, 팻 페레스, 패트릭 리드(이상 미국)와 함께 32언더파를 합작해 우승했다. 존슨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21년 2월 아시안 투어 사우디 인터내셔널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PGA투어에서는 2020년 마스터스를 끝으로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존슨은 LIV 출범 때부터 필 미켈슨(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함께 LIV의 간판선수로 활동했다. 그는 1억5000만달러가 넘는 계약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억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LIV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진 스미스는 처음 출전한 대회부터 우승 경쟁을 벌이며 리 웨스트우드와 공동 4위(14언더파 196타)로 대회를 마쳤다.

LIV는 48명의 출전 선수가 샷건 방식(모든 선수가 각 홀에서 동시에 출발)으로 경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이날 8타를 줄인 웨스트우드, 7타를 줄인 스미스, 6타를 줄인 라히리가 각각 5타를 줄인 존슨, 4타를 줄인 니만과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이 같은 시간대에 흥미진진하게 연출됐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후원하는 LIV 골프의 CEO 그레그 노먼은 이번 대회 첫날 비행기에서 낙하산을 타고 1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내렸다. 이번 대회 2라운드부터 앞으로 선수들이 반바지를 입고 경기할 수 있도록 했다. LIV 골프의 파상 공세에 위협을 느낀 PGA 투어가 지난주 상금 규모를 대폭 키운 특급 대회 수를 늘리고 정상급 선수들에게 많은 보너스가 돌아가도록 하는 새 시즌 개혁안을 발표하자, LIV 골프도 더 세게 나가는 모양새다. LIV는 '골프, 하지만 더 시끌벅적하게(golf, but louder)'란 슬로건을 내걸고 경기 내내 경쾌한 음악 소리와 팬들의 환호성이 함께하도록 유도한다. 뉴욕타임스는 "확실히 대회 방식은 젊은 팬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기고자 :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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