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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브랜드 출시, 매장 새단장 붐

현대백화점그룹이 운영하는 한섬은 지난달 31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스웨덴 디자이너 브랜드 '아워레가시'의 단독 매장을 열었다. 매장에 구성된 의류·액세서리의 80%가 남성복이다. 20~40대 남성 소비자를 겨냥한 스웨터·셔츠·액세서리 200여 종을 갖췄다. 외투는 아우터 45만~180만원, 티셔츠는 20만~70만원, 스웨터는 40만~100만원 정도 한다. 한섬 관계자는 "코로나 기간을 거치면서 출근 복장이 다소 자유로워진 남성 소비자들을 겨냥해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국내 남성복 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출근과 재택근무를 오가는 남성들이 양쪽 모두를 편하게 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남성복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출근복과 일상복 모두로 활용이 가능한 옷을 찾는 남성 소비자들이 늘면서 시장이 더 확대되고 있다.

◇쏟아지는 새 남성복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신규 남성복 브랜드 '시프트 G'를 지난달 말에 출시했다. 삼성물산이 컨템포러리(캐주얼) 부문에서 자체 남성복 브랜드를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남성복 브랜드를 새로 내놓은 것은 지난 1995년 '엠비오'라는 브랜드를 출시한 이후 27년 만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근 남성 소비자 매출 성장세가 여성 소비자 매출 성장세를 앞지르는 추세여서 새 남성복 브랜드를 내놓게 됐다"면서 "올해 하반기 실적은 남성복이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남성복 시장은 지난 2020년 8조685억원 정도였으나 매년 9~10%씩 커지는 추세다. 올해는 8조8000억원 정도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달 초부터 '스튜디오 톰보이'의 남성복 단독 매장을 전국 주요 도시에 순차적으로 열기로 했다. 본래 여성복 단독 매장만 있었던 브랜드였으나, 남성복 매장도 새로 내기로 한 것이다. 스튜디오 톰보이에선 지난 2019년부터 간혹 남성복 컬렉션을 일부 내놓긴 했지만, 아예 정식 남성복 매장을 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일터에서도 입고 퇴근 후 나들이에서도 입을 옷을 찾는 젊은 소비자들이 매출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LF도 '닥스'의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를 버버리 출신의 디자이너로 영입하고 지난달 말 현대백화점 판교점·목동점의 남성복 '닥스' 주요 매장을 새로 재단장해서 열고 있다.

◇파리지앵도 놀란 한국 남성의 신(新)명품 소비

코오롱 FnC는 지난달 초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프랑스 브랜드 '이로 맨즈'를 새로 들여와 매장을 처음으로 열었다. 본래는 면세점에 작게 매장을 낼 생각이었으나 프랑스 파리 본사 관계자들이 직접 서울을 돌아보고 "한국에 단독 매장을 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코오롱 FnC 관계자는 "한국 백화점에서 20~30대 남성들이 뻔한 브랜드가 아닌 새로운 명품 의류를 직접 골라 사가는 모습을 파리 본사 담당자들이 보고 무척 놀라워했다"면서 "한국 남성의 신(新)명품 소비가 남다른 만큼 숨은 수요가 크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섬도 조만간 자사 편집 매장 '톰그레이하운드'에서 신명품 위주의 남성복 매장을 재단장해 내놓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BTS나 배우 이동휘, 가수 크러쉬 같은 남자 연예인들의 영향을 받은 20~40대 남성들이 명품 소비를 계속 이끌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섬 관계자는 "국내 백화점 4사의 명품 소비를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모두 남성이 이끌고 있다"면서 "20~40대 남성들의 신명품 소비가 조만간 패션·유통업계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새 남성복 브랜드들 기고자 :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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