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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날 버디 4개 등 3타 줄여 10언더로 정상… 2위 2타차 제쳐

중 2때 소년체전 개인전 우승을 하고는 더는 정상을 밟지 못해 애를 태우던 열여덟 살 김현욱(제주방송 통신고 3)은 지난겨울 매일 아침 6시부터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두 시간씩 운동을 했다. 인근 학교 운동장이나 산에서 한 시간 정도 달리고, 실내 풋살장으로 옮겨 코어 운동 등 골프에 좋다는 운동을 반복했다.

올해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던 김현욱이 2일 최고 권위 아마추어 골프 대회인 허정구배 제68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한골프협회·삼양인터내셔날 주최)에서 기다리던 우승컵을 번쩍 들어 올렸다.

김현욱은 이날 경기 성남 남서울골프장(파71)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합계 10언더파 274타를 기록, 2위인 국가대표 상비군 최준희(8언더파·인천제물포고 부설 방통고 2)를 2타 차이로 제치고 정상에 올라 장학금 200만원과 핑 드라이버를 받았다.

올해 대한골프협회장배와 송암배 등 굵직한 대회들을 석권한 국가대표 장유빈(한국체대 2)이 3위(7언더파)에 올랐다. 먼저 경기를 끝내도 기다렸다가 우승한 친구들에게 물을 뿌려주던 김현욱은 오랜만에 친구들이 물을 뿌려주자 시원하다는 듯 몸을 떨었다.

김현욱은 "우승하면 어떤 기분일까 늘 궁금했는데 막상 해보니 얼떨떨하고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김현욱은 첫날과 이튿날 이븐파를 기록했으나 3라운드에서 7타를 줄이며 공동 선두로 도약했고, 마지막 라운드에서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승리를 굳혔다.

김현욱은 국가대표 경험이 전혀 없지만, 지난달 블루원배 한국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3위, 송암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는 2위에 오르며 자신감을 키워나갔다. 김현욱은 "동계 훈련 기간 다진 체력 덕분에 서두르지 않고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경기가 가능해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크지 않은 체격(170㎝, 72㎏)에 드라이버샷 거리 260m로 장타는 아니지만, 아이언 샷의 정확성이 뛰어나다.

김현욱은 "전날 공동 선두에 오르고는 저녁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올해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영상을 보며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내년도 국가대표 선발이 유력해진 김현욱은 "국가대표를 거쳐 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임성재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기고자 :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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