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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수즈먼 지음 | 김병화 옮김 | RHK | 448쪽 | 2만4000원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저민 프랭클린은 게으름을 "모든 미덕을 집어삼키는 죽음의 바다"로 여겼다. 열세 가지 미덕을 적어 다녔는데 그중 '근면성'이 제1 덕목이었다. 그에게 시간은 돈이었으며, 일에 자신을 몰아붙였다.

프랭클린뿐만 아니다. 현대인 대부분이 일을 안 하면 죄책감에 시달린다. 대체 왜 우리는 일에 지배당한 걸까. 인류학자이자 옥스퍼드대 교수인 저자는 시대에 따라 '일'의 개념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보여주며 근면·성실이 인간의 미덕이라는 신화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보여준다.

저자는 케인스 등 경제학자들이 희소성의 개념으로 사람들을 일에 몰아넣었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욕구는 무한한데 자원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일을 함으로써 그 간격을 메우도록 했다는 논리다.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을 넘어 '워라인(work-life inte gration·일과 삶의 통합)'이 주목받는 시대, 어디까지가 일이고 여가인지 헷갈리는 이들에게 권한다. 기고자 : 김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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