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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우 지음ㅣ문학동네ㅣ288쪽ㅣ1만4500원

한때 월세 내는 여관이 집이었던 1990년생 마산 청년에게 필요했던 것은 돈. 더 많은 돈이었다. 성인이 되자마자 주야 교대 68시간 공장 근무를 월 170만원과 맞바꿨다. 섭씨 400도 에폭시수지를 발등에 쏟았을 때 공장에서 그에게 준 것은 파상풍 주사와 항생제뿐. 피부가 찌그러지는 고통보다 좁디 좁은 공단 사회에서 받을 불이익이 두려웠다. '장이'들의 성공담을 좇아 용접을 배웠고, 4대 보험 대신 월 30만원을 더 주겠다는 공장에 취직했다.

청년 용접공이 불꽃 튀는 촉으로 쓴 지방 노동 현장의 생생한 기록. "쓰러지는 철판에 뒷다리를 깔린 과장님과 조임 작업을 하다 손가락이 부러진 옆 공정(工程)의 형님. 누가 지방 중소기업의 현실을 알아줄까. 기자? 정치인? 금속노조? 당사자의 목소리가 없는 공론은 허상일 뿐이다." 지방 청년의 삶엔 국토 균형 발전 문제와 제조업 쇠퇴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그곳에는, 아직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기고자 : 윤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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