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폴란드 집권당 '법과 정의당'이 독일에 1770조원에 달하는 2차 세계대전 피해 보상금을 새로 요구하기로 했다. 독일 정부는 "독일과 폴란드 간의 배상 문제는 이미 종결된 문제"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야로슬라프 카친스키 법과 정의당 대표는 1일(현지 시각) 폴란드 그단스크시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발발 83주년 기념식에서 "폴란드는 나치 독일의 침공으로 입은 피해에 대해 충분히 보상받지 못했다"며 "총 6조2000억즈워티(약 1770조원)의 배상금을 독일에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520만명 이상에 달하는 폴란드인의 죽음에 대한 보상"이라고 말했다. 배상금 규모는 이날 함께 발표된 '나치 독일의 점령으로 인한 폴란드의 피해' 보고서 내용에 기반해 추산됐다. 폴란드 의회는 2017년부터 법과 정의당 주도로 이 보고서를 준비해왔다.

독일은 이 같은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구(舊)동독 정부가 1953년 소련과 맺은 '배상 면제 협정'을 통해 별도의 전쟁 피해 보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독일은 2차 대전 종전 후 국경선 재획정 과정에서 독일 영토였던 단치히(현재 그단스크) 등 동부 국경 지대가 대거 폴란드 영토가 된 점을 들어 실질적 배상이 이뤄졌다고 본다. 독일은 또 1990년 연방 배상법에 따라 1억5000만마르크(약 1000억원)를 폴란드에 따로 지급하기도 했다.

폴란드는 그러나 "1953년 협정은 소련에 의해 강제된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추산한 전쟁 피해 보상금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에 대해 시민 연단 등 폴란드 야당들은 "법과 정의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끌기 위해 2차 대전 배상 문제를 다시 이슈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본문자수 : 862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