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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LG유플·SKT 부진한 흐름

경기 침체기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대표적 '경기방어주(株)'로 꼽히는 통신사 주가가 최근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평가에다 예상보다 저조한 2분기 실적이 겹쳤기 때문이다. 1일 KT 주가는 전날보다 1.48% 하락한 3만66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3일(3만9150원)과 비교하면 7거래일 만에 6.4% 떨어진 것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0.8%)을 크게 밑돈다. LG유플러스 역시 7거래일간 주가가 7.1% 하락했다. SK텔레콤은 같은 기간 2.5% 상승하면서 체면치레를 했지만, 올해 상반기 주가는 통신 3사 중 가장 부진했다.

◇코스피 21% 떨어질 때는 선방했지만…

통상 소비자들은 경기가 나빠지더라도 통신료를 크게 줄이지 않는다. 통신사들이 불경기에 다른 기업들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실적과 주가 성과를 내는 이유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추세 등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코스피가 상반기에만 21.7% 하락했지만 통신주들의 분위기는 달랐다.

상반기 내내 주가가 단 한 번도 꺾이지 않았던 KT는 6개월간 주가가 19.1% 치솟았다. 자회사인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시청률이 17%를 넘기는 등 자회사들까지 안정적인 실적을 낸 덕분이다. LG유플러스(-6.3%)와 SK텔레콤(-10.2%) 주가도 시장 수익률과 비교해 선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상반기 시장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던 주가 수익률이 오히려 하반기 베어마켓 랠리(약세장에서 주가가 오르는 현상)에서 발목을 잡았다. 김아람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통신 업종 수익률은 코스피 대비 15.9%포인트나 웃돌았다"며 "다른 업종에서 반등 흐름이 나타나다 보니 통신주의 상대적인 매력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통신 3사의 2분기 실적이 일제히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는 점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의 2분기 영업이익은 4592억원으로 시장 전망치(4879억원)를 5.9% 밑돌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 각각 1.2%, 3.2%씩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5G 요금제 논란에 서서히 언급되는 경기 회복 기대감

하반기 분위기도 좋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에 이어 3·4분기에도 통신사들의 이익 감소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T의 올해 하반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7275억원으로 상반기(1조858억원)보다 3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올해 상반기 8920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하반기에는 7813억원으로 12.4%, LG유플러스는 같은 기간 5096억원에서 4987억원으로 2.1%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에는 통신사들의 마케팅 비용 증가, 임금 인상 소급분 및 인센티브 등 인건비 증가, 방송통신발전기금 납부 등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규제 상황도 녹록지 않다. 최근 5G 통화 품질 이슈에 요금제 논란까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9~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5G 요금제 논란이 다시 한번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요금제 논란이 통신사 실적에 당장 영향을 주지는 않더라도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설상가상 IPO(기업공개 상장)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점도 부담이다. KT의 경우 계열사인 케이뱅크와 밀리의서재 상장을 준비 중인데, 최근 IPO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흥행에 성공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김홍식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급격한 금리 인상이 연내 모두 단행된 이후 빠르면 내년 하반기 이후 다시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며 "물가가 어느 정도 잡히면 경기 활성화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인데, 경기 활성화 기대감이 높아질수록 통신주는 시장 수익률을 쫓아가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래픽] KT 주가추이 / SK텔레콤 주가 추이 / LG유플러스 주가추이 기고자 :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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