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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개막… 연결과 新가전이 화두로

봄·여름·가을·겨울, 혹은 그날 아침의 기분에 따라 제품 색상을 무려 17만5000가지 조합으로 바꾸고, "파티 모드 틀어줘"라고 말하면 갑자기 문 4개가 번쩍번쩍하면서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냉장고.

세계 1위 가전 기업인 LG전자가 2일(현지 시각) 개막하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에서 공개하는 신개념 냉장고다.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무드업'이란 이 제품은 그동안 고객 취향에 맞춰 냉장고 문 색깔을 골라 구매할 수 있었던 수준을 넘어, 아예 스마트폰 앱으로 색상을 실시간으로 바꿀 수 있게 만들었다. 투명한 유리 소재의 냉장고 문 안쪽에 270여 개의 LED 조명과 빛을 고르게 퍼뜨리는 도광판(導光板)을 탑재해, 평소엔 회색·흰색 조합이었다가 앱 조작을 하거나 주인이 냉장고 60㎝ 이내로 접근하면 22종의 색, 17종의 테마 중 하나로 몸을 바꾼다. 냉장고 문 안쪽엔 블루투스 스피커를 탑재해 색 변화와 함께 음악도 흘러나온다.

◇IFA 뒤흔든 각종 '신가전'

미국 CES, 스페인 MWC와 함께 '세계 3대 IT 쇼'로 꼽히는 독일 IFA가 2일 개막한다. 전 세계 약 50국, 1900여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은 삼성·LG·코웨이·무역협회 등 역대 최대인 167곳의 기업·기관이 참가한다. 전시관인 '메세 베를린'에는 삼성전자가 참가 기업 중 최대인 1만72㎡ 규모의 전시장을 차렸고, LG전자 역시 신제품 5종을 전면 배치한 3610㎡ 규모 전시관을 마련했다.

올해 IFA의 화두는 '신가전'과 '연결'이다. 코로나 이후 세계 TV·가전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전 세계 IT 업계는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신가전을 이번 행사에서 대거 선보인다. LG전자는 '무드업' 냉장고 외에도 고급 운동화를 최적의 온도·습도로 관리하며, 미술관 작품처럼 유리 박스 안에서 360도로 회전해가며 볼 수 있는 'LG 스타일러 슈케이스'란 독특한 제품을 전시한다.

TV·모니터도 기존의 상식을 깬다. 삼성전자는 휘어진 55인치 화면을 좌우로 돌리고 여러 영상을 3분할해 볼 수 있는 모니터를, LG전자는 필요에 따라 구부렸다 폈다 할 수 있는 42인치 TV를 공개한다. 독일 가전 업체 밀레는 오븐 내부 천장에 카메라를 설치해, 요리 진행 상황을 사진으로 찍어 실시간으로 소셜미디어에 공유할 수 있는 '픽처셰어' 기능을 탑재했다. 중국 드리미는 '철돌이(톄단)'란 이름의 사족 보행 반려견을 선보인다.

자율 주행 시대, '제2의 집'으로 부상한 자동차도 가전(家電)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유럽 연구 기관 프라운호퍼IIS는 '차에 후각을 달아주는 프로젝트'를 이번 IFA에서 제안한다. 톨스턴 그랑케 수석과학자는 "자동차에 후각을 달면 악취 등 각종 냄새를 파악해 탑승자 안전까지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폴크스바겐, 포드 같은 자동차 메이커도 IFA에 참가한다.

◇"집 안 모든 사물이 연결된다"

올해 IFA의 또 하나의 화두는 '완벽한 연결'이다. 브랜드 간 높게 쳐져 있던 장벽을 허물어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집 안의 가전부터 커튼, 전구 등 모든 제품이 한꺼번에 연결돼 움직이는 것이다. 에어컨을 켜면 냉기 손실을 막기 위해 커튼이 닫히는 식의 스마트 홈이 본격적으로 구현되기 시작한 것이다.

가전 업계에서 이런 통합을 주도하는 삼성전자는 개막 하루 전인 1일 베를린 현지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삼성을 비롯한 300여 브랜드의 다양한 기기를 연결해, '스마트싱스' 앱으로 한층 통합된 개인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전, 가구, 커튼, 온도계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충전 상황까지 앱 하나로 확인하고 제어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 역할은 똑똑한 AI(인공지능)가 맡는다. AI가 집 안 모든 가전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가, 전기료가 누진 구간에 도달하기 전에 스스로 일부 가전을 '절전 모드'로 전환하는 식이다.

[그래픽] IFA 2022 개요 / IFA에 등장한 신개념 IT 기기 기고자 : 베를린(독일)=이벌찬 기자 박순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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