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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급에 수개월, 관광 어려워져

유럽연합(EU)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체코 프라하에서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2007년 러시아와 맺은 '비자 간소화 협정' 적용을 9월 초부터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하지는 않되, 대폭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비자 발급 중단"을 요구한 동유럽 국가와 "무고한 러시아인에게까지 피해를 줘선 안 된다"는 서유럽 국가의 주장을 절충한 것이다.

EU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 차원"이라며 "신규 비자 발급이 상당한 정도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인들은 지금까지 자국 내 EU 회원국 대사관·영사관에 비자 발급을 요청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10일 이내에 솅겐 조약에 가입한 유럽 26국을 최장 60일간 방문할 수 있는 '솅겐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발급 비용도 35유로(약 4만7000원)만 내면 됐다. 하지만 비자 간소화 협정 적용이 중단되면 비자 발급 비용이 60~70유로로 배가량 오르고, 비자 신청 절차도 한층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을 방문한 러시아인은 100만명이 넘는다. 대부분이 관광과 레저 목적이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교장관은 "앞으로 러시아인들의 EU 비자 신청에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면서도 "학생이나 언론인의 EU 입국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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