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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21년 전 범행 시인

2001년 발생한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의 피의자가 범행에 사용한 권총을 망치로 부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경찰청은 1일 강도살인 혐의로 검거된 이후 범행을 시인했던 피의자 이정학(51)과 달리 범행을 부인하던 이승만(52)이 지난달 31일 범행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승만은 범행을 계획하고 권총을 쏜 것이 본인이라고 자백했다"며 "불법 복제 테이프 사업을 벌이다 단속에 걸려 경제적 손해를 본 것이 범행 동기였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승만과 이정학은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쯤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주차장에서 현금을 수송하던 은행 직원 김모(당시 45세)씨를 권총으로 쏴 살해하고 3억원을 들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승만은 사건 당시 그랜저XG 차량 조수석에 이정학을 태우고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간 뒤 차에서 내려 권총으로 은행 직원 등을 위협하다 김씨에게 총을 쐈다. 이후 이정학이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들고 차에 탑승했다. 범행 직후 이승만은 권총을 대전 동구의 한 대학 뒷산에 묻어뒀다가 2008년쯤 권총을 꺼내 망치로 잘게 부순 뒤 여러 곳에 버렸다고 한다. 이승만이 범행에 사용한 권총은 사건 두 달 전인 2001년 10월 15일 대전 대덕구 송촌동에서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량으로 들이받은 뒤 빼앗은 것이다. 당시에도 이승만이 차량을 운전했고, 쓰러진 경찰관의 총을 가져온 것은 이정학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승만과 이정학의 범행 경위에 대한 진술이 대부분 일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3억원을 어떻게 나눴는지에 대해서는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이정학은 "2억1000만원을 이승만이 가져갔고, 나머지 9000만원을 내가 챙겼는데 분실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승만은 "둘이 1억5000만원씩 나눴고 내 몫은 주식 투자 등으로 날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공범 존재 여부 등에 대해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기고자 : 김석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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