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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김한민·'국제시장' 윤제균
'태극기 휘날리며' 강제규 감독 등

영화 '범죄도시'의 강윤성 감독,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 '신과함께' 시리즈의 김용화 감독, '명량' '한산'의 김한민 감독, '해운대'와 '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까지. '천만 영화' 감독들이 일제히 여의도로 몰려갔다. 3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 '천만 영화 감독들 마침내 국회로'에서 나란히 토론자로 참석한 것. 현재 미 로스앤젤레스에 체류 중인 박찬욱 감독은 실시간 영상통화를 통해서 축사를 보냈다.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도 객석에 앉아 있었다.

사회를 맡은 배우 겸 감독 유지태는 "한국 영화 100년 역사상 이렇게 많은 감독이 모인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 말에는 다분히 과장이 섞여 있다. 1990년대 스크린쿼터(한국 영화 의무 상영 일수) 폐지 반대 투쟁 당시 고(故) 강수연 배우를 비롯해 대부분의 영화인이 집결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천만 감독'들이 이처럼 토론회에 모인 것도 무척 이례적인 풍경인 것만큼은 분명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DGK) 소속인 이들이 모인 건 영화 감독·작가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주장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들이 문제 삼는 조항은 현행 저작권법 100조 1항. 이 조항은 '영화 제작자들이 저작권을 취득하면 특약(特約)이 없는 한 그 저작권은 제작자들이 양도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쉽게 말해서 저작권이 창작자가 아니라 제작사에 돌아가기 때문에 영화 창작자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 '천만 감독'들의 입장이다. 박찬욱 감독은 영상 축사에서 "오랫동안 한국에선 영화의 저작권자가 누구인지 묻는 것이 난센스처럼 여겨졌다. 저작권자로서 위치를 돌려받고 창작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는 길이 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저작권료를 벌어들이는 K팝처럼, 한국 영화도 극장 상영 이후에 국내외 방송에서 방영할 때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감독·작가 등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윤제균 감독은 "많이 버는 분들도 계시지만, DGK 소속 감독 500여 명의 연봉을 조사하면 70％의 감독이 평균 2000만원에 불과하다"면서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이런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능력과 열정이 있는 창작자들이 뛰어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DGK와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열렸다. 기고자 :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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