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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회전 제4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강동윤 九단 / 黑 조한승 九단

〈제10보〉(106~128)=살다 보면 계획하지 않았는데도 일이 척척 잘 풀리기도 하고 그 반대일 경우도 있다. 바둑도 다르지 않다. 절망적이었던 흑이 하변에서 반격 기회를 노리는 장면. ▲의 빈삼각으로 비집고 나와 백을 양단(兩斷)하러 나섰다. 106은 정수. 참고 1도 1로 틀어막으면 12까지 절묘하게 넘어가 하변이 흑 치하(治下)로 변한다. 112까지는 외길 진행.

113은 누구나 이렇게 두고 싶지만 불행히도 성립하지 않는 수였다. 116 때 참고 2도 1로 이으면 10까지 흑의 수 부족이다. 118로 요석 한 점이 떨어져선 여전한 흑의 고전이다. 강동윤은 느긋한 표정으로 120에 보강한다. 두텁고 맛 좋은 자리. 하변과 중앙 두 곳에 널린 흑 양곤마를 동시에 노리는 효과도 있다.

그야말로 순풍만범(順風滿帆)이다. 배가 진행하는 방향으로 바람이 불어 돛에 가득 찬 격이니 이보다 더 만족스러울 수 없다. 125까지 하변 흑을 살려준 대신 128로 공격하면서 중앙 흑 대마를 빈사 상태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순항이란 없는 법. 백은 이 직후 예기치 못했던 풍랑을 만나고 형세도 극적 반전(反轉)을 맞이한다.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599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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