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러 ＂성공적으로 미제 로켓포 타격＂
美 ＂우크라에 제공한것 모두 무사＂

우크라이나가 첨단 무기를 본뜬 나무 모형을 전장에 투입해 러시아가 이를 요격하도록 유도하는 위장 전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략 가치가 높은 무기 체계를 보호하고, 상대의 화력을 고갈시키는 비대칭 전술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군과 미군 관계자를 인용, 우크라이나가 '고속 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하이마스)'의 모형을 나무로 제작해 전장에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최대 사거리가 84㎞에 달하는 HIMARS는 장거리 정밀 타격과 '치고 빠지는' 전술에 적합해 이번 전쟁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무기다. 러시아군은 드론으로 우크라이나군 무기를 확인한 뒤 흑해에 배치한 함정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데, 드론이 촬영한 영상으로는 모형과 실제 HIMARS를 구별하기 어려워 값비싼 미사일을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군이 최근 나무 모형을 향해 발사한 칼리브르 순항미사일은 10기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성과에 고무된 우크라이나군은 더 많은 가짜 모형을 만들어 배치하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하면 "러시아가 HIMARS를 포함, 서방이 지원한 로켓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의 자랑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WP는 전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이 제공한 HIMARS는 모두 무사하다"고 했다. 미국은 지금까지 HIMARS 16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며 포격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보유한 대량의 로켓과 미사일 등 화력을 고갈시키는 가짜 모형은 중요한 비대칭 전술로 평가받는다. 롭 리 미 외교정책연구소 연구원은 "가짜 HIMARS에 칼리브르 미사일을 쏜다는 건, 그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도시 공격에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했다.

HIMARS는 러시아군 주요 병참선과 무기고 등 표적을 공격해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의 진격을 늦추고 반격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기고자 : 최아리 기자
본문자수 : 1019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