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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정당서 이례적으로 다선 의원 겨냥해 비판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이 '새 비상대책위원회 추진'을 반대하는 3·4·5선 중진 의원들을 향해 "해당 행위" "매우 부적절한 언행"이라고 비판했다. 선수(選數)를 중요시하는 정치권, 특히 보수 정당 문화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이날 새 비대위 구성에 반대해 전국위 의장직을 사퇴한 서병수 의원(5선)은 "초·재선의 모양새가 상당히 좋지 않다"고 했다.

비대위원인 전주혜 의원(초선)은 8월 31일 라디오에서 "(비대위 반대) 이러한 얘기를 당내 의원들이 한다고 하면 이것은 해당 행위라 생각한다"며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겠지만 외부에서 그것이 옳은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당의 화합에 굉장히 해를 끼치는 행위"라고 했다. 그러면서 "초·재선 의원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전날 의원총회 등에서 새 비대위 구성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 방침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5선 서병수·조경태 의원, 4선 윤상현 의원, 3선 안철수·유의동·하태경 의원 등을 겨냥한 것이다.

전날 의총에서 '박수 의결' 분위기를 주도한 것도 초·재선 의원들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의원들에게 "당이 도와줘야 한다" "조속한 당의 안정을 바란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초·재선 의원들은 이날 아침부터 의총 후 각각 초·재선 모임을 갖는다고 공지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일부 초선 의원은 의총 시작 전부터 "여러 번 당선됐다고 더 옳은 거냐" "중진이면 당을 흔들어도 되나"라고 하기도 했다.

의총 후 열린 초선 모임에는 총 63명 중 30여 명이, 재선 모임에는 총 21명 중 1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초선 간사인 노용호 의원과 이주환 의원 등은 이날 초선 모임 후 "일부 다선 의원이 밖에 나와 개별적인 의견을 말씀하시는 과정에서 의총장에서 결의됐던 내용의 진의가 많이 훼손됐다"며 "(중진 의원에게)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신윤핵관'으로 꼽히는 박수영 의원(초선)은 "(비대위가 아닌) 최고위로 돌아가자는 극소수의 주장은 무책임하거나, 공부를 안 했거나, 이준석 복귀 희망을 피력한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일부 강경파는 다선 의원들을 향해 "윤리위에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선 의원들도 이날 자체 모임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의총에서 숙고 끝에 추석 전까지 새 비대위를 출범시키기로 했음에도 일부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대안도 없이 당을 흔드는 언행을 계속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윤핵관'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을 포함해 정점식·김정재·송석준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철규 의원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마치 무엇인가 지키려고 집착하는 사람인 양 왜곡시키고 하는 행위에 정말로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했다. 일부 중진 의원 사이에서 "당 내홍에 책임이 있는 권 원내대표가 사태 수습이 아니라 사리사욕 때문에 거취를 밝히지 않고 있다"는 말이 나오자, 이를 왜곡이라며 반박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한 중진 의원은 "초·재선들이 나서 정치 선배들의 입을 막는 것은 과거에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라며 "친이·친박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때도 후배들이 이런 적은 없었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저런 식이면 민주당의 '처럼회'와 뭐가 다르냐"고 했다. 그러면서 "당이 위기에 빠지면 가장 먼저 쇄신을 부르짖어야 할 초·재선들이 '윤핵관'과 대통령실의 눈치를 보면서 다음 공천에만 목숨을 걸고 있는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당의 미래는 없다"고 했다. 3선의 하태경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초·재선 의원들이 대안도 없이 당을 흔든다며 자제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는 지적에 대해 "'원내대표 직무대행 체제'라는 대안을 이미 제시해 놓은 상태인데, 주류 측 의원들이 이 대안을 살펴보려고 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초·재선 의원들은 "비대위를 반대하는 중진들은 당권 욕심에 당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며 "지금은 개인의 욕심이 아닌 당을 먼저 생각할 때"라고 했다. 일부에선 친윤계 초선들만의 새로운 모임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또 국민의힘 의원 115명 중 초·재선(84명)이 전체의 73%에 달하면서 과거와는 정치적 무게감이 달라졌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한 초선 의원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사퇴하면 다음 원내대표는 사실상 초·재선 의원들이 결정한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오히려 초·재선의 세 결집이 너무 늦은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조의준 기자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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