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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목재 가치 재조명
7022점 출품, 최종 15개 작품 입상
유치부, 초등학교 저학년부·고학년부 등 세 부문으로 진행된 '나무사랑 그림그리기 대회'에는 한 달 남짓한 접수 기간에 7022점의 작품이 온라인으로 출품됐다. 두 차례 예비 심사를 거쳐 본선 심사작 210점이 가려졌고, 실물 작품이 제출됐다. 지난 2일 심사위원 5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일보사에서 열린 본선 심사에서는 대상(산림청장상) 3점, 최우수상(조선일보 발행인상) 3점, 우수상(목재문화진흥회장상) 9점 등 15개 작품이 최종 입상작으로 확정됐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우리가 쓰는 목재의 84%를 수입에 의존해 매년 약 7조원의 외화를 지급하는 게 현실"이라며 "지켜야 할 숲은 제대로 보전하고, 우리 생활에 필요한 목재는 우리가 키운 국내 목재를 쓰도록 하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말했다. 이어 "나아가 철이나 알루미늄처럼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소재보다 목재를 이용하는 것이 지구를 지키는 길인 만큼 오래전부터 환경보호에 앞장서 온 조선일보와 함께 그림그리기 대회를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목재의 가치를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심사위원: 나형민 심사위원장(경희대 미대 교수), 권여현 홍익대 미대 교수, 우종택 인천대 조형예술학부 교수, 이광회 조선일보 AD본부장, 하경수 산림청 목재산업과장.
[심사평] "친환경 나무 로봇 나쁜 공기 흡구시 등 신선한 상상 반가웠다"
그림은 일견 지극히 개인적인 혼자만의 작업으로 보이지만 독자를 상정하지 않는 문학이 없듯이 감상자와 소통을 배제한 그림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소통하고자 하는 주제가 무엇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이번 ‘나무사랑 그림그리기 대회’의 주제는 ‘나와 지구를 지켜주는 생활 속 목재’였다. ‘벌목의 긍정성’ ‘탄소 저장’ ‘산림 자원 선순환’ 등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개념이 등장했다. 부모님 또는 선생님과 의식 공유를 바탕으로 목재의 가치를 새롭게 파악하지 않고는 이해하고 표현하기 쉽지 않은 주제였다. 따라서 이번 공모전은 아이들만의 그림이라기보다 주제를 이해하기 위한 세대와 세대 간 공유 및 부모와 아이들 간 소통, 그림을 위해 목재에 관한 자연스러운 대화를 유도하는 데 의의를 두었다. 그중에는 의식 공유와 더불어 기교를 공유한 듯이 손봐준 작품도 종종 있었기에 작품 심사 기준은 표현력보다 주제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 해석력과 창의성에 중점을 두었다. 수상작들은 무엇보다 인식의 변화에 따른 목재의 활용성, 이로움, 행복함을 잘 묘사했다. 나무가 소실되면 미래에는 백화점에서 돈을 내고 나무를 구매해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드러냈다. 친환경 나무 로봇, 자연이 숨 쉬는 친환경 목재 집, 나무의 변신을 담은 카메라, 나쁜 공기 흡수기 등 다양한 목재 활용에 대한 신선한 상상과 순수한 인식을 접할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
공자 말씀에 ‘명경찰형(明鏡察形)’이 있다. ‘맑은 거울이 대상의 형상을 온전히 잘 살핀다’라는 뜻이다. 어린이의 순수한 마음이란 명경과도 유사하다. 그래서 어린이들은 거울과 같이 보이는 대상 또는 학습하는 교육을 가감 없이 반영한다. 그러나 어른들의 욕심으로 아이다운 천연함보다 너무 빨리 어른다운 조숙함을 익히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한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이번 공모전에서는 산림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방향에 관해 대화하고 이해한 듯한 해맑은 흔적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흐뭇했다. 작품을 통해 생활 속 목재의 가치와 의미, 활용과 이익이 어린이들에게 맑게 아로새겨져 지구를 지켜주는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나무의 새 의미를 체득했다는 사실에 더 큰 의의를 두는 즐거운 가정과 아름다운 사회를 기대한다.
심사위원장 나형민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기고자 : 심사위원장 나형민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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